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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 줄줄이 약봉지

[임의진의 시골편지]줄줄이 약봉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줄줄이 약봉지 [경향신문] 이 뙤약볕에도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분들. 고등어라도 한 마리 사러 장에 나가기, 병원에 약 타러 가기, 외출은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병원과 약국을 차례로 들러 약봉지 하나 news.v.daum.net 이 뙤약볕에도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분들. 고등어라도 한 마리 사러 장에 나가기, 병원에 약 타러 가기, 외출은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병원과 약국을 차례로 들러 약봉지 하나씩 들고 탈래탈래 걸어 나오면 반기는 것은 다시 뙤약볕. 나도 약봉지를 항상 챙겨 다닌다. 약이라 함은, ‘모르는 것이 약이다’의 그 약. 병은 선고받은 그날로부터 행복 끝 고생 시작이다. 아는 것이 힘인가? 모르는 것은..

[임의진의 시골편지] 참깨 들깨

[임의진의 시골편지]참깨 들깨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참깨 들깨 [경향신문]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게 깨다. 깻대는 심을 때부터 목숨 줄이 간당간당하다. 겨우 살아남은 야문 무리가 솟구친다. 가장 덥고 습한 장마와 여름을 나게 된다. 베어지면 곧바로 햇볕 news.v.daum.net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게 깨다. 깻대는 심을 때부터 목숨 줄이 간당간당하다. 겨우 살아남은 야문 무리가 솟구친다. 가장 덥고 습한 장마와 여름을 나게 된다. 베어지면 곧바로 햇볕에 바짝 눕게 된다. 가장 뜨거운 아스팔트나 마당에다가 넌다. 잘 마르면 다음 순서, 죽도록 두들겨 패기. 바깥주인이 때리고 안주인이 때리고 개가 밟고 지나가도 욕을 먹지 않는 게 깨 털기다. 뒤지도록 두들겨 맞는 도리깨질이 끝나도 수..

[임의진의 시골편지] 레몬 나무의 기적

[임의진의 시골편지]레몬 나무의 기적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레몬 나무의 기적 [경향신문] 개가 혀를 내밀고 더워하면 수박을 나눠 먹었다. 포도는 몇 송이 달리지 않아서 새들에게 양보. 쳇- 기다려도 감사의 인사가 없구나. 내 사랑 레몬으로는 주스를 해서 마신다. “꿈을 news.v.daum.net 개가 혀를 내밀고 더워하면 수박을 나눠 먹었다. 포도는 몇 송이 달리지 않아서 새들에게 양보. 쳇- 기다려도 감사의 인사가 없구나. 내 사랑 레몬으로는 주스를 해서 마신다. “꿈을 꾼다네. 하느님이 되어 하늘나라에 앉아 있는 꿈. 하지만 너무 지루해 죽을 맛이야. 땅에서 사는 게 차라리 나았어. 기적놀이를 하는 하느님이 아니라면 미치고 말았을 거야. 잘 왔어. 나는 하느님이야. 나는 날마다 기..

[임의진의 시골편지] 심야버스

[임의진의 시골편지]심야버스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심야버스 [경향신문] 카뮈의 소설 에는 버스를 타고 가는 풍경이 펼쳐진다. “나는 버스를 놓칠까봐 허겁지겁 뛰어갔다. 숨차게 올라탄 뒤끝에다 버스 배기통에서 나는 기름 냄새, 격한 진동, 도 news.v.daum.net 카뮈의 소설 에는 버스를 타고 가는 풍경이 펼쳐진다. “나는 버스를 놓칠까봐 허겁지겁 뛰어갔다. 숨차게 올라탄 뒤끝에다 버스 배기통에서 나는 기름 냄새, 격한 진동, 도로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빛, 그 모든 것들에 혼미해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버스를 타는 내내 졸았다. 깨고 보니 내가 한 군인의 어깨에 파묻혀 있었다. 군인은 겸연쩍게 웃으며 어디서 오는 길이냐 물었다. 대답하기 쑥스러워, 가볍게 얼버무렸다.” 지난여름..

[임의진의 시골편지] 천사들의 합창

[임의진의 시골편지]천사들의 합창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천사들의 합창 [경향신문] 조용했던 세상이 왁자지껄 시끄러울 때는 다툼이 있단 소리. 야곱이 결혼한 뒤 한참 만에야 친구를 만났다. “자네 부부는 어떻게 지내는가?” 야곱이 우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우 news.v.daum.net 조용했던 세상이 왁자지껄 시끄러울 때는 다툼이 있단 소리. 야곱이 결혼한 뒤 한참 만에야 친구를 만났다. “자네 부부는 어떻게 지내는가?” 야곱이 우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우리는 변했다네. 연애 시절엔 내가 주로 얘길 하고 아내가 들었지. 결혼 뒤엔 아내가 주로 얘길 하면 내가 듣게 되더군. 지금은 말이지, 우리 둘이 떠드는 얘기를 이웃사람들이 모두 듣고 산다네. 싸우는 목소리가 담을 넘거든.” 그래서..

[임의진의 시골편지] 명절 국수

[임의진의 시골편지]명절 국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명절 국수 [경향신문] 면은 간편해. 삶는데 냄새와 연기가 없다. 고기는 구울 때마다 기름이 튀고 냄새도 난리. 배지영의 단편소설 ‘근린 생활자’엔 501호 아줌마가 등장한다. “발코니에서 담배 피우거 news.v.daum.net 면은 간편해. 삶는데 냄새와 연기가 없다. 고기는 구울 때마다 기름이 튀고 냄새도 난리. 배지영의 단편소설 ‘근린 생활자’엔 501호 아줌마가 등장한다. “발코니에서 담배 피우거나 고기 굽는 것 삼가해주세요. 연기가 위쪽으로 그대로 올라가서 특히 3, 4층 분들은 창도 못 열어놓고 지낸다고요. 아셨죠. 꼭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고기를 구워먹으려고 발코니가 있는 집을 계약해 들어간 아무개는 그러거나 말거..

[임의진의 시골편지] 싹둑싹둑 싹둑이

[임의진의 시골편지]싹둑싹둑 싹둑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싹둑싹둑 싹둑이 [경향신문] 설교를 못하는 목사가 있었다. 교인들이 모두 졸고, 특히 제 아내는 코까지 골았다.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는데, 누구 좋은 의견 없는가?” 아들 녀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아부지. news.v.daum.net 설교를 못하는 목사가 있었다. 교인들이 모두 졸고, 특히 제 아내는 코까지 골았다.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는데, 누구 좋은 의견 없는가?” 아들 녀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아부지.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십자가를 떼고 그 자리에 시계를 걸어 놓는 겁니다. 무조건 아부지 쪽을 쳐다보겠죠. 빨리 끝내달라고 아멘을 연발할 겁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쳐다보지 않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쓰는..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사랑하는 사람 잃고, 하나님 슬픔 알았다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사랑하는 사람 잃고, 하나님 슬픔 알았다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사랑하는 사람 잃고, 하나님 슬픔 알았다 “촛불!/심지에 불을 붙이면/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출발하는 것이다/어두움을 밀어 내는/그 연약한 저항/누구의 정신을 배운/조용한 희생일까/존재할 때/이미 마련되어 있는/시간의 국한을/모 news.v.daum.net ㅣ'동해안 시인' 황금찬 강원 속초시 생가 터·시비 “촛불!/심지에 불을 붙이면/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출발하는 것이다/어두움을 밀어 내는/그 연약한 저항/누구의 정신을 배운/조용한 희생일까/존재할 때/이미 마련되어 있는/시간의 국한을/모르고 있어/운명이다/한정된 시간을/불태워 가도/슬퍼하지 않고/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춤추는 불꽃.”(‘촛불..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내가 거름이 돼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내가 거름이 돼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내가 거름이 돼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면 자신을 사랑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평생 낮은 자리에서 소박하게 살며, 작고 보잘것없는 것에 대한 애정과 굴곡 news.v.daum.net ㅣ아동문학가 권정생 안동 토담집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면 자신을 사랑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평생 낮은 자리에서 소박하게 살며, 작고 보잘것없는 것에 대한 애정과 굴곡진 삶을 사는 이웃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은 ‘성자가 된 종지기’..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손 닿는 구석구석에 주신 열매.. 영성도 단풍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손 닿는 구석구석에 주신 열매.. 영성도 단풍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손 닿는 구석구석에 주신 열매.. 영성도 단풍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골마다 흘러간다 맑은 물줄기/황금빛 논과 밭에 풍년이 왔다/드맑은 하늘가에 노래 퍼진다/눈이 닿은 우주공간에/손이 닿은 구석구석에/우리 주님 주신 열매/우 news.v.daum.net ㅣ소설가 임옥인 추수감사절에 찾은 서울 둔촌동 옛 집터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골마다 흘러간다 맑은 물줄기/ 황금빛 논과 밭에 풍년이 왔다/ 드맑은 하늘가에 노래 퍼진다/ 눈이 닿은 우주공간에/ 손이 닿은 구석구석에/ 우리 주님 주신 열매/ 우리 주님 주신 알곡/ 감사하자 찬송하자/ 감사하자 찬송하자.” (임옥인의 ‘산마..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압제·고난 닥쳐왔으나 이제 생명의 봄 돌아올 날 멀지 않았다”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압제·고난 닥쳐왔으나 이제 생명의 봄 돌아올 날 멀지 않았다"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압제·고난 닥쳐왔으나 이제 생명의 봄 돌아올 날 멀지 않았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희망’이다. 희망은 미래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삶이 너무나도 척박하고 가난했던 시절, 진실한 삶의 지평은 꽉 닫힌 채 열리지 news.v.daum.net ㅣ소설 '화수분' 전영택 서울 이문동 집 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희망’이다. 희망은 미래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삶이 너무나도 척박하고 가난했던 시절, 진실한 삶의 지평은 꽉 닫힌 채 열리지 않고, 오히려 죽음으로 통하는 문만 열려진 것 같았던 절망..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아이들의 큰 그늘 되다, 예수 마음으로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아이들의 큰 그늘 되다, 예수 마음으로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아이들의 큰 그늘 되다, 예수 마음으로 “아무도 없는 교실에는 때 묻고 찌그러진 조그만 책상들이 60여 개 나란히, 꼭 아이들이 귀엽게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온갖 희망과 걱정과 슬픔을 안고 67명의 어린 생 news.v.daum.net ㅣ문학가 이오덕 충주 무너미마을 집 “아무도 없는 교실에는 때 묻고 찌그러진 조그만 책상들이 60여 개 나란히, 꼭 아이들이 귀엽게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온갖 희망과 걱정과 슬픔을 안고 67명의 어린 생명들은 이 교실을 찾아올 것이다. 교사라는 내 위치가 새삼 두려워진다. 이렇게 괴로운 시대에 내가 참 어처구니없..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명랑한 찬송가, 풍금 소리를 추억하다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명랑한 찬송가, 풍금 소리를 추억하다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명랑한 찬송가, 풍금 소리를 추억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세월의 애수가 깃든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는 한국문학의 거목 김동리(1913∼1995)의 고향이다. 작가가 성장하던 시절, 경주는 신라 고도의 옛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 news.v.daum.net ㅣ소설가 김동리 '경주 동리문학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세월의 애수가 깃든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는 한국문학의 거목 김동리(1913∼1995)의 고향이다. 작가가 성장하던 시절, 경주는 신라 고도의 옛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했을 것이다. 토속적·무속적 분위기가 짙게 감도는 경주는 그의 작품 속에서 조각보처럼..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불신·분열 시대, 나의 해방촌은 어디인가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불신·분열 시대, 나의 해방촌은 어디인가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불신·분열 시대, 나의 해방촌은 어디인가 “산비탈을 도려내고 무질서하게 주워 붙인 판잣집들이었다. 철호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레이션 곽(보급품 상자)을 뜯어 덮은 처마가 어깨를 스칠 만치 비좁은 골목이었다. 부엌에서들 아무 news.v.daum.net ㅣ소설가 이범선 서울 남산자락 '해방촌' “산비탈을 도려내고 무질서하게 주워 붙인 판잣집들이었다. 철호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레이션 곽(보급품 상자)을 뜯어 덮은 처마가 어깨를 스칠 만치 비좁은 골목이었다. 부엌에서들 아무 데나 마구 버린 뜨물이 미끄러운 길에는 구공탄 재가 군데군데 헌데 더뎅이 모양 깔렸다.”(‘오발탄’ 중에서) 학촌(鶴村) ..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향수, 시·노래로 열매 맺다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향수, 시·노래로 열매 맺다 (daum.net)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향수, 시·노래로 열매 맺다 고향은 누군가에겐 어머니이고 사랑이다. 또 누군가에겐 그리움이며 돌아가야 할 본향이다.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박화목(1924∼2005)에겐 문학의 근원이었다. 그의 작품엔 실향민의 정서가 짙 news.v.daum.net ㅣ아동문학가·시인 박화목 서울 홍제동 옛 '문화촌' 고향은 누군가에겐 어머니이고 사랑이다. 또 누군가에겐 그리움이며 돌아가야 할 본향이다.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박화목(1924∼2005)에겐 문학의 근원이었다. 그의 작품엔 실향민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다. 황해도 황주가 고향인 그의 많은 시들이 향수를 노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시가 노래가 되어 실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