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산리 벽계수야 - 황진이(黃眞伊)
靑山裏 碧溪水ㅣ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明月이 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뜻풀이]
*청산리(靑山裏): 푸른 산 속.
*벽계수(碧溪水): 산골짜기를 흘러내리는 푸른 냇물.
*수이: 쉽게, 빨리.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한 번 푸른 바다에 다다르면.
*어려웨라: ‘어려우니라’를 힘주어 한 옛 말투.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밝은 달빛이 아무도 없는 산에 가득하게 비치니.
[풀이]
푸른 산 깊은 곳에 골짜기로 흘러 내리는 맑은 시냇물아! 빨리 간다고 자랑을 하지 말아라. 한 번 넓은 바다로 흘러들어간 다음이면 다시 돌아오기란 어려우니라! 밝은 달빛이 아무도 없는 산에 가득하게 비쳤으니 잠시 쉬어 가면 어떠냐?
[지은이]
황진이(黃眞伊: ?~1530): 본명은 진(眞), 일명 진랑(眞娘).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개성(開城) 출신. 확실한 생존 연대는 미상이다. 중종대(中宗代) 송도(松都:開城)에 살던 황진사의 서녀(庶女)로서, 용모가 아름답고 마음이 트인데다가, 거문고 노래에다 시를 짓는 데에,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기녀(妓女)가 된 후로는 명창 율객이나 문사, 학자들과 사귀며 명산대천을 찾아 놀기를 좋아하였다. 화담 서경덕 같은 당대의 명유(名儒)도 그녀와 즐겨놀았다 하는데 그녀는 화담선생·박연폭포와 더불어 자신을 가리켜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라고 자랑하였다.
[참고]
이 노래는 송도를 찾아갔던 벽계수(碧溪守)라는 어느 왕손(王孫)을 애인으로 섬기고자, 자신을 명월에 비유하여 부른 노래라고 일러온다. 낱말마다 모두 중의법(重意法)이 사용 되었다. ‘청산(靑山)’은 영원자로서 변함이 없는 자연을 나타내고, ‘벽계(碧溪)’는 순간자로서 쉬지 않고 변해 가는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의 영원에 비하여 인생은 순간적인 존재인데, 이것이 한번 늙거나 죽어지면 다시는 어쩔 수 없으니 살아있는 동안 될 수 있는대로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을 자연의 이치에 비추어 읊어 낸 시조이다. 그런데, 이 시조는 당시 종실(宗室)의 한 사람인 벽계수(碧溪守)라는 사람을 놓고 지은 것이라고도 한다. ‘벽계수’를 음이 같은 ‘벽계수’로 고쳐 ‘푸른 물’에 비유하고, 자신의 이름인 ‘명월’을 ‘밝은 달’로 해서 이른바 중의법을 쓴것이다. 그러므로 원관념은 다음과 같이된다. 벽계수라는 사람이여, 향락 없이 살아감을 자랑하지 말아라. 물이 바다에 흘러들면 다시 돌아올 수 없듯이, 사람도 한 번 죽으면 되살아날 수 없는 것이니, 나와 함께 달 밝은 밤에 즐기다가 감이 어떠한가? 벽계수는 늘, 나는 황진이를 만나더라도 다른 사람들처럼 유혹되지 않을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황진이는 사람을 시켜 벽계수를 개성의 경치좋은 곳인 만월대로 오게 하고 이 시조를 불렀다. 낭랑한 목소리와 함축성있는 노래를들은 벽계수는 그만 도취되어 자기도 모르게 타고 있던 나귀 등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시조] (48)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黃眞伊) (2021.11.18) (0) | 2021.11.18 |
---|---|
[고시조] (47) '동짓달 기나 긴 밤을' 황진이(黃眞伊) (2021.11.18) (0) | 2021.11.18 |
[고시조] (45) '녹초 청강상에' 서익(徐益) (2021.11.18) (0) | 2021.11.18 |
[고시조] (44) '지당에 비 뿌리고' 조헌(趙憲) (2021.11.18) (0) | 2021.11.18 |
[고시조] (43) '말없는 청산이오' 성혼(成渾) (2021.11.18) (0) | 2021.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