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없는 청산이오 - 성혼(成渾)
말없는 靑山이요 態없는 流水ㅣ로다
값없는 淸風이요 임자없는 明月이라
이 中에 病없는 이몸이 分別없이 늙으리라
[뜻풀이]
*태(態)없는: 아무런 모양새가 없는.
*청풍(淸風): 맑고 시원스런 바람.
*분별(分別)없이: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바 없이. 지각없이.
[풀이]
아무런 말이 없는 푸른 산이요, 아무런 모양새도 없는 흘러가는 물이로다. 값이 없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요, 일정한 임자가 없는 밝은 달이라. 이런 환경에서 건강한 이몸은 별다른 분별이 없이 마음편히 늙어 가리라.
[지은이]
성혼(成渾, 1535~1598): 선조대(宣祖代)의 고명(高名)한 학자로서, 자(字)는 호원(浩源), 호(號)는 묵암(默庵)이며, 파평(坡平)의 우계(牛溪)에 살았기 때문에, 우계(牛溪) 선생이라 일컫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때를 같이 하였을 뿐 아니라, 학덕(學德)이 서로 견줄 만 하였으며 ‘오단칠정(五端七情)의 이기설(理氣說)’을 토론하여 다른 사람이 밝히지 못한 학설을 주장하였다. 선조대왕이 예를 갖추어 부르시고, 또 이율곡의 권고도 있었으므로 한때 경연(經筵)에 나아가 강의하였다. 이율곡이 세상을 떠난 뒤로도 얼마동안 경연에 나아가다가, 고향으로 물러가 후진을 가르치는데 여생(餘生)을 바쳤다.
[참고]
초장은 청산과 유수가 대구가되어 자연의 웅장함과 영원함을 나타냈고, 중장은 또 청풍과 명월이 대구가 되어 무한대한 자연의 향수를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주객일체의 상태에서 세속적인 근심 따위는 아예 생각지 않고 늙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시조는 소식의 적벽부와 시상이 통하는바가 있다. 해당되는 대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무릇 천지 사이에 물건은 모두 임자가 있으니,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은 비록 티끌 하나라도 취할 수가 없지만,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사이의 밝은 달은 귀로 이것을 듣고서 노래를 하고, 눈으로 이것을 보고서는 글을 쓴다.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으며, 아무리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것은 대자연이 한없이 있음이다.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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