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48)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黃眞伊) (2021.11.18)

푸레택 2021. 11. 18. 18:50

■ 어져 내 일이야 - 황진이(黃眞伊)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더냐
있으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뜻풀이]

*어져: 감탄사. 아!
*그릴 줄: 그렇게 할 줄. 또는 그리워 할 줄.
*구태여: 굳이, 억지로.
*그리는 정: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마음.

[풀이]

아! 내 일도 참 답답하여라. 그토록 그리워질 줄을 몰랐단 말이냐? 부디 있어 달라고 그 임을 붙잡기만 했던들 반드시 떨치고 가기야 했으랴마는, 굳이 보내 놓고서 이제 와 새삼 그리워 하는 이 안타까운 마음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구나!

[지은이]

황진이(黃眞伊: ?~1530): 본명은 진(眞), 일명 진랑(眞娘).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개성(開城) 출신. 확실한 생존 연대는 미상이다. 중종대(中宗代) 송도(松都:開城)에 살던 황진사의 서녀(庶女)로서, 용모가 아름답고 마음이 트인데다가, 거문고 노래에다 시를 짓는 데에,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기녀(妓女)가 된 후로는 명창 율객이나 문사, 학자들과 사귀며 명산대천을 찾아 놀기를 좋아하였다. 화담 서경덕 같은 당대의 명유(名儒)도 그녀와 즐겨놀았다 하는데 그녀는 화담선생·박연폭포와 더불어 자신을 가리켜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라고 자랑하였다.

[참고]

작가의 신분은 천한 기녀의 몸이었다. 사랑하는 임이 있어도 그 임을 잡아 둘수는 없는 몸이다. 그리하여 임이 가야겠다고 나서던 날, 만일 못 갑니다하고 잡았더라면, 임도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가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지마는 그러다가는 사나이의 앞길을 막는 결과밖에 안됨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임의 마음이 약해질까 굳이 가도록 해 놓고서, 이제 이렇게 혼자서 애태우며, 그리는 정은 나도 모르겠구나. 아, 내가 한 일은 언제나 한탄스럽기만 하구나. 이 시조는 사랑하는 임을 붙잡지 못하고 보낸 뒤의 한탄을 노래한 것이다. 서글픈 한 여인이 겪어야 하는, 이성과 감정의 갈등을 엿볼 수 있다. 임을 보낸 것은 임의 앞날을 염려하는 이성의 힘인 것이다. 그러나 보낸 것을 뉘우치며 가슴을 치고 한탄하는 것은 꾸밈이 없는 정이요 한이다. 황진이는 그 임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받아 들이지 않고 도로 쫓아 보낼 그런 여인이었음을 우리는 믿는다. 분별 없이 감정에만 휘말리는 여자가 아니며, 무엇이 참사랑인가를 아는 여인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이 떠난 뒤의 빈 가슴을 안고 몸부림을 치는 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너무나 동양적인 여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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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소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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