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이해와 감상] 1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은 읽을 때마다 참 멋진 시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존재의 의미성의 '꽃'이라는 사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이 시는 인간관계에 있어 내 존재를 알리고, 상대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잘 알게 합니다. 이를 잘 알게 하는 것이 '내가 그 이름을 불러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