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541

[들꽃예찬] 2019 내 가슴을 뛰게 한 수채화 같은 들꽃 모음(4) (2020.12.11)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ㅡ 도종환의 詩 '라일락꽃' 中에서 ♤ 삶이란 마침내 강물 같은 것이라고 강물 위에 부서지는 햇살 같은 것이라고 아버지도 저만치 강물이 되어 뒤돌아보지 말고 흘러가세요 이곳에도 그리움 때문에 꽃은 피고 기다리는 자의 새벽도 밝아옵니다 길 잃은 임진강의 왜가리들은 더 따뜻한 곳을 찾아 길을 떠나고 길을 기다리는 자의 새벽길 되어 어둠의 그림자로 햇살이 되어 저도 이제 어디론가 길 떠납니다 ㅡ 정호승의 詩 '임진강에서' 中에서 ♤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로 파직되어 낙향한 김정국은 스스로를 팔여거사(八餘居士)라 칭했다. 팔여(八餘)란 여덟 가지가 넉넉하다는 말인데 다음과 같다. "토란국에 보리밥을 넉넉하게 먹고, 따뜻한 온돌에서 잠을 넉넉..

[들꽃예찬]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수채화 같은 들꽃 모음(3) (2020.12.10)

♤ 꽃을 보고도 기뻐할 줄 모르고, 숲속을 걸으면서도 맑은 생각을 할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ㅡ김춘수의 詩 '꽃' 中에서 ☆ 받들어 꽃 ...... 아름답고 힘있는 것은 총이 아니란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별과 나무와 바람과 새 그리고 우리들 사이에서 늘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은 것이란다 아파트 화단에 피어난 과꽃 한 송이를 꺾어들며 나는 조용히 얘기했다 그러고는 그 꽃을 향하여 낮고 튼튼한 목소리로 받들어 꽃 하고 경례를 했다 받들어 꽃 받들어 꽃 받들어 꽃 시키지도 않은 아이들의 경례소리가 과..

[들꽃예찬] 2020년 꽃 중의 꽃 사진 모음(2)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020.12.06)

■ 2020년 우리 곁에 피었다 사라진 꽃들 모음 (2) ㅡ 생명의 신비, 자연의 아름다움.. 꽃 중의 꽃들 어느 시인의 수필에서 본 글귀다. "‘꽃의 화가’로 불리던 조지아 오키프의 말처럼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좀처럼 꽃을 보려 하지 않는다. 꽃을 알기 위해선 친구를 사귀듯 시간이 필요한데 바쁜 현대인에겐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꽃을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자연은 가장 완벽하다’고 했던 칸트의 말이 진실임을 알게 된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게 꽃의 세계요, 자연이다." 어느 수필가의 글에서 읽은 글귀 "어디에서 꽃을 만나거든 먼저 ‘안녕~’하고 인사 하면서 이름을 불러주게. 그러면 꽃들도 방긋 웃으면서 ‘안녕~’하고 응답할 거야. 자네와 꽃과의 감응(感應)이 시작되는 걸세. 자네만..

[들꽃예찬] 2020년 꽃 중의 꽃 사진 모음(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2020.12.02)

■ 2020년 우리 곁에 왔다가 사라진 꽃들 모음(1) ㅡ 생명의 신비, 자연의 아름다움.. 꽃 중의 꽃들 2020년 올해는 코로나로 힘든 시절이었다. 멀리 산과 들로 나가지 못하고 집 가까운 곳에서 나무꽃과 풀꽃 사진을 찍었다. 꽃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이 꽃사진이 코로나로 우울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도라지 피라칸다 해바라기 낮달맞이꽃 참나리 호박 원추리 무궁화 백일홍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 접시꽃 구절초 백합 능소화 부들 인동덩굴 옥잠화 독일붓꽃 때죽나무 꽃범의꼬리 매리골드 윤노리나무 산부추 층꽃나무 다알리아 페튜니아 코스모스 부들레야 모과 수련 여뀌 수크령 장미 약모밀 큰까치수염 큰방가지똥 아그배나무 버들마편초 대상화(추명국) 솔체 팥배나무 야광나무 노루오줌 ● 꽃 / 김춘수..

[한국의 새] 딱새수컷, 딱새암컷, 곤줄박이, 박새, 쇠박새, 멧새 (2020.10.30)

■ 우리 주변의 새 ♤ 딱새 1 몸길이 약 15cm, 몸무게 17~18g이다. 수컷은 머리꼭대기에서 뒷목에 이르기까지 잿빛이 도는 흰색이고 멱에서 윗가슴에 걸쳐서는 어두운 검정색이다. 날개는 검정색이고 흰 얼룩이 있다. 아랫가슴에서 배 아래쪽은 붉은 갈색이다. 암컷은 온몸이 연한 갈색이며 날개에는 흰색 부분이 있다. 수컷은 일정한 지역에 텃세권을 갖고 생활한다. 지저귈 때는 꽁지를 위아래로 흔드는 버릇이 있다. 한국에서는 흔한 텃새이다. 번식기에는 깊은 산속에서만 볼 수 있지만 겨울에는 인가 근처나 시가지 공원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인가 지붕이나 처마 밑에서 번식하며 한배에 5~7개의 알을 낳는다. 먹이는 곤충 이외에 식물의 씨앗이나 열매도 먹는다. 아무르·우수리·중국(북부)·한국에 분포한다. ♤ 딱새 ..

[들꽃산책] 마곡 서울식물원의 가을 풍경 (2020.09.27)

■ 서울식물원의 가을 풍경 뭉게구름 떠다니는 가을 하늘이 드높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서울식물원은 지난 2018년에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는데 한번 가 본다고 미루다가 오늘에야 방문해 본다. 시간이 많지 않아 열린숲과 호수원만 한바퀴 둘러보았다. 주제원은 휴관중이었고 습지원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열린숲과 호수원에서는 용담, 겹접시꽃, 솔잎금계국, 홍도까치수염, 쑥부쟁이, 꽃범의꼬리, 수박풀, 분홍바늘꽃, 물무궁화, 부처꽃, 붉은숫잔대, 두메부추, 자주조희풀, 연꽃 그리고 수크령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겹접시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다가와 꽃이 예쁘다며 그도 사진을 담는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독일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독일을 좋아하..

[풀꽃산책] 가을이 찾아온 호수공원, 가을의 기도 김현승 (2020.09.19)

♤ 일산호수공원에도 가을이 찾아오다 ■ 가을의 기도 / 김현승(金顯承)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문학예술》(1956.11) 수록 /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