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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 감정이 요동칠 때는 90초만 참아보세요 (2022.03.24)

푸레택 2022. 3. 24. 11:20

[남산 딸깍발이] 감정이 요동칠 때는 90초만 참아보세요 (daum.net)

 

[남산 딸깍발이] 감정이 요동칠 때는 90초만 참아보세요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1996년 12월10일 아침, 37살의 질 볼트 테일러는 왼쪽 안구 뒤쪽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다. 알고 보니 선천적 뇌신경장애를 안고 태어났는데, 알지 못했다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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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 감정이 요동칠 때는 90초만 참아보세요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1996년 12월10일 아침, 37살의 질 볼트 테일러는 왼쪽 안구 뒤쪽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다. 알고 보니 선천적 뇌신경장애를 안고 태어났는데, 알지 못했다가 문제가 된 것이다.

뇌신경학자인 그는 이후 네 시간 동안 뇌 기능이 차례로 정지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말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잃었는데 그는 이를 "뇌과학자로서 바라보기에 매혹적"이라고 설명한다. 다행히 회복해서 "수상스키를 타게 되기까지는 8년이 걸렸"고 마침내 이 책을 쓸 수 있게 됐다.

책은 뇌졸중을 겪고 뇌가 무너지는 과정을 관찰한 최초의 뇌과학자인 저자의 경험을 술회한다. 하버드에서 뇌를 연구하던 저자가 좌뇌가 손상되고 우뇌로만 살아가는 체험을 TED 강연에서 나눠 주목을 받았고, 첫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손상된 좌뇌로 숫자와 언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나가면서 뇌의 회복력을 몸소 체험한 저자는 인간 안에 네 가지 캐릭터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좌뇌와 우뇌의 특성에 더해 각각 감정형과 사고형을 결합해 우리 안에 캐릭터를 분류해 낸다.

먼저 ‘좌뇌 사고형 캐릭터1’ 유형은 △언어적 △직선적 사고 △과거/미래에 기반 △분석적 △차이에 관심 △자신에게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

두 번째로 ‘좌뇌 감정형 캐릭터2’는 △위축되는 △융통성 없는 △공포에 기반한 △조건적 사랑 △옳고/그름에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

세 번째로 ‘우뇌 감정형 캐릭터3’는 △위험을 감수하는 △무조건적 사랑 △흐름에 몸을 맡기는 △집단 중심적인 △친절한 성향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우뇌 사고형 캐릭터4’는 △비언어적 △경험적 사고 △현재에 기반 △공통점에 관심 △공감 지향 △시간 감각 없음 △우리에게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

중요한 건 개념이 인간에게 피동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능동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캐릭터가 섞인 복합적인 존재이며 외부의 자극이나 관계, 갈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다시 말해 감정을 느끼고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한 다음에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인간은 네 가지 캐릭터가 있는 굉장한 뇌를 가지고 있으며, 매 순간 네 가지 캐릭터 가운데 어떤 캐릭터를 구현할 것인지 선택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점은 여타의 심리학 개념과 크게 상이한 내용이다. 여기서 유명한 ‘90초 법칙’이 유래했다. 이는 우리 감정이 뇌 화학작용의 결과이며 90초 이후에도 분노가 지속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감정을 선택한 결과라는 말이다.

사고 후 감정 인지란 개념을 설파하는 저자는 감정을 객관화해 바라보는 방법으로 ‘두뇌 회담’을 제시한다. "뇌를 훈련하면 네 가지 캐릭터 사이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이를 통해 "여러 뇌세포 모듈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네 가지 캐릭터를 언제든 두뇌 회담에 불러오기 위해 이 회로망을 이용하면 최고의 모습으로 목적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모든 인간은 네 가지 캐릭터가 있는 굉장한 뇌를 가지고 있으며, 매 순간 네 가지 캐릭터 가운데 어떤 캐릭터를 구현할 것인지 선택할 능력이 있다"고 부연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두뇌 회담을 열려면 정지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정지 버튼 누르기는 기본적으로 90초 법칙과 같다. 90초 동안 기다리면 혈류를 타고 흐르던 어떤 화학 물질이든 흘러나가 완전히 없어진다. 그럼 정신이 다시 맑아지고 그전에 낀 감정이 무엇이든 더 이상 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네 가지 캐릭터 모두 제 의견을 내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저자는 "나는 어떤 캐릭터든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주의 체제로 뇌를 운영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힌 순간이면 나의 다른 캐릭터들이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책에 따르면 감정관리는 첫 90초가 매우 중요하다. 감정이 요동칠 경우 자리를 피해 90초간 ‘두뇌 회담’을 가져보자.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 질 볼트 테일러 지음 | 진영인 옮김 | 윌북 | 392쪽 | 1만9800원


글=서믿음 기자ㅣ아시아경제 2022.03.18

/ 2022.03.24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