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봉고차 그늘에 누워 - 이창기 (2022.03.12)

푸레택 2022. 3. 12. 10:49

e대한경제 (dnews.co.kr)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봉고차 그늘에 누워 - 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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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겨내는 답은 이미 나왔건만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갇혀 사는데 더위까지 일찍 찾아와 기승을 부리자 짜증이 폭발할 것 같다. 그때 ‘봉고차 그늘에 누워’라는 시를 읽는다. ‘그래, 곧 휴가가 있지. 가족과 어디로 갈까. 한가한 곳을 찾아봐야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시원해진다.

꺽지, 모래무지, 빠가사리… 오랜만에 들어보니 정겨운 이름이다. 맑은 물에 사는 민물고기들이 있는 곳을 찾아간 모양이다. 거기다 쇠똥이라니, 요즘 시골에 가도 소 한 마리 만나기 힘들다. 흙길에 구수하게 퍼질러 싸놓은 쇠똥도 그렇고, 고무신은 또 얼마 만에 만나는 것인가.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고무신 신고 찰지게 밟으며, 땅기운 그대로 느끼며 걷는 모습이 선히 떠오른다.

1연에서 확보된 여유로운 시골 풍경 속에 2연에서는 이제 시간이건, 세월이건, 근심걱정이건 다 접어놓은 듯 ‘지는 둥 마는 둥, 나는 둥 마는 둥, 크는 둥 마는 둥’이라며 세 번에 걸쳐 ‘둥둥’을 쓰고 있다. 몸과 마음까지 푸른 하늘로 둥둥 떠오르는 것 같다. 이렇게 여름을 보낸다면 고약한 코로나19란 놈도 감히 달라붙지 못할 것이다.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12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