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와 남편 1 / 김동인(김정인)
가끔 도와주며 생색내는 남편이
종종 얄미웠습니다.
나는 여자라서 늘 당연시 여기던 일들
내가 코로나에 걸리니 집안일이 다 남편 몫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할 수 있을까. 어디 보자 했는데 이런, 너무 잘 합니다.
나가볼 수 없어 환경은 모르나
얼핏 보이는 모습엔 조금 미흡한
청소 외엔 가족들의 불편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이 여자를 남자의 돕는 배필로 만드셨죠.
그 말씀을 체험케 하십니다.
적어도 저는 그 말씀의 의미를 조금은 깨닫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밥과 청소가 다가 아니고,
주부로서 중요하게 여기던 것들로 인해
화를 내었던 부분들이 나의 잔소리였을 뿐임을...
가족은 사랑과 이해, 양보가 우선임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주부로서 지내며 청결하지 못했다고
사랑하는 가족을 야단치고 짜증을내며
부부싸움을 한 일들이 한심하게 여겨집니다.
나는 깨닫 습니다. 그 또한 사소한 것임을.
■ 코로나와 남편 2 / 김동인(김정인)
무엇을 하는지 남편은 한 시간째
달그락 달그락.
궁금해도 나가볼 수가 없습니다.
뭐 하냐고 물어보기도 미안합니다.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하니
고생시키는것 같아 속상합니다.
코로나 격리 7일이 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인은 나보고 이참에 다 잊고 푹 쉬라는데
쉴 팔자도 못 되나 봅니다.
미안하고 고맙고 도와주고 싶고.
격리일이 다 차도 최소 3일은 가족과
따로 밥을 먹고 마스크도 쓰고 얘기해야 합니다.
그래도 제가 주방에 다시 가는 날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닭이라도
푹 삶아서 몸보신 시켜 줄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제가 무사히 낫길
간절히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져 행복합니다.
그 마음이 저를 평안케 하고 회복하게 합니다.
아이들과 남편의 사랑이 있어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 코로나 일기 / 김동인(김정인)
가족들이 엄마인 나를 챙긴다.
감동이다.
내가 챙겨주던 것보다 더 나를 챙긴다.
치킨 두 마리 세트를 시키니
둘째가 다리는 아픈 엄마 주자하며
선긋 듯 명령투로 말한다.
기특한 둘째.
당연히 엄마 줘야지~
딸이 거든다.
음성만 들어도 고맙고 가슴이 찡하다
잔소리만 하던 엄마 같은데
가족들이 나의 사랑보다 더 나를 사랑함이 느껴진다.
대화 속에 낄 수 없어 듣기만 해도
깔깔 웃음소리엔 나도 웃는다.
자식은 때론 걱정이요
때론 근심이고 때론 어깨의 짐처럼
무겁게 느낄 수 있으나
자식은 아름다운 열매요
내가 살아가는 힘이요
나를 웃게 하는 나의 비타민이다.
건강하게 자라다오.
■ 코로나 격리 3일차 / 김동인(김정인)
모든 증상이 약해짐.
이젠 약 먹고 푹 잠.
긴장과 걱정들이 조금씩 놓임.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짐.
목이 답답해 헛기침 가끔 나옴.
주변 지인들이 안부 물음.
막내가 잘 잤다고 하니 안심.
감사한 것들이 생각나고 은혜임을 찬양함.
문앞에 놓인 밥상 슬그머니
가져다가 먹고 내 놓으니,
막내가 고양이 키우는것 같다고 함. ㅋ
오늘도 수고하는 남편께 감사.
가족 덕분에 웃으니 감사.
찬양 들으며 창문 너머로
하늘만 멀뚱멀뚱 쳐다 봄.
코로나를 통해
바쁜 내 삶에 여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고생하는 가족들과 치킨을
맛있게 먹으며 몇일만에
편안함을 느낀다.
세상밖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겠지.
오늘은 저 구름의 여유가 부럽지 않았다.
ㅡ 이천에서 조카 ‘봄비’가 보내온 글
/ 2022.02.24(목)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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