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을 떠나니는 - 신흠(申欽)
人間을 떠나니는 이몸이 閑假하다
蓑衣를 니믜차고 釣機로 올라가니
웃노라 太公望은 나 간 줄을 몰래라
[뜻풀이]
*인간(人間): 인간계(人間界). 사람이 살고있는 세상. 인간(人間)을 사람의 뜻으로 쓰게 됨은 일본말에서 온 잘못된 표현이다.
*떠나니는: ‘는’은 조사(助詞)이다. 조사를 용언(用言)밑에 덧붙인 것은 말뜻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곧 ‘떠나서는, 떠나고 나니’의 뜻이다.
*사의(蓑衣): 도롱이, 우의(雨衣). 비옷.
*니믜차고: ‘여미어 입고’, ‘걸치고’
*조기(釣機): 낚시터.
*태공망(太公望): 여기서는 일반적인 ‘낚시꾼’을 뜻한다.
*몰래라: ‘모르도다!, 모르는구나!’의 뜻.
[풀이]
세상을 등지고 나니 이 몸이 매우 한가롭다. 도롱이를 걸치고 낚시터로 올라가니, 우습다! 먼저 자리잡은 강태공(낚시꾼)은 내가 간 줄도 모르고 고기낚기에 여념이 없구나!
[지은이]
신흠(申欽: 1566~1628): 인조(仁朝) 대(代)의 한학자(漢學者)로서, 자(字)는 경숙(敬叔), 호(號)는 상촌(象村), 본관(本貫)은 평산(平山)이다. 선조18년에 진사(進士), 이듬해 문과에 급제하고 병조좌랑(兵曹佐郞)등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광해군때에 영창대군사건으로 말미암아 벼슬길에서 밀려나 낙향생활을 하다가, 인조반정이 이루어지매 다시금 등용이 되어, 이조판서(吏曹判書)·대제학(大提學)을 거쳐 영의정(領議政)에 올랐다.그는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여 천문·역법·수리·의복(醫卜)에도 통달하였다.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계곡(谿谷) 장유(張維)·택당(澤堂) 이식(李植)등과 더불어 당시의 한학4대가(漢學四大家)로 꼽히었다. 한편 시조에도 능한 바 있어, 30수의 작품이, 광복 후 비로소 간행된 진본(珍本)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전하는데, 이는 모두 광해군 때에 뜻을 펴지 못하고, 춘천(春川) 소양강(昭陽江) 가에서 물러나 있을 무렵에 읊은 것이다.
[참고1]
태공망(太公望): 주나라 문왕(文王)이 위수(渭水) 강가로 사냥을 나갔다가, 낚시질을 하던 여상(呂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매, 여상에게 성현에 못지 않는 덕이 있는지라, 문왕은 일찌기 선친인 태공이 명현을 바라던 것을 회상하여, ‘그대는 바로 태공께서 바라시던 분이라’고 말했는데, 이로 말미암아 여상을 태공망이라 일컫게 되었다. 문왕과 더불어 수레를 같이 타고 돌아 간 태공망은 태사(太師)가 되고, 다시 재상의 중책을 맡아 장차 주(周)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기틀을 마련해 놓았다.
[참고2]
새로 알려진 시조(詩調)의 하나이며, 한역문(漢譯文)은 다음과 같다.
離了人間此身閑(이료인간차신한)
披簔上釣磯(피사상조기)
却笑太公望(각소태공망)
底事去無還(저사거무환)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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