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 삼긴 사람 - 신흠(申欽)
노래 삼긴 사람 시름도 하도 할사
일러 다 못 일러 불러나 풀돗던가
眞實로 풀릴 것이면은 나도 불러 보리라
[뜻풀이]
*삼긴: 지어내다. ‘삼기다’는 ‘지어내다’의 옛말이다.
*시름: 마음 속에 늘 맺혀 있는 근심과 걱정.
*하도 할사: ‘많기도 많도다!’ ‘하다’는 ‘많다’의 옛말이다.
*일러다 못 일러: ‘말로 하면 뜻한 바를 다 말할 수 없어서’
*불러나: 노래로 불러서나.
*풀돗던가: ‘풀었던가?’ ‘풀 수 있었던가?’. ‘돗’은 힘줌을 나타내는 강세(强勢) 보조어간(補助語幹).
[풀이]
노래를 맨처음으로 지어낸 사람은 근심과 걱정도 많았었구나! 말로만으로는 뜻한 바를 다 말할수가 없어서, 노래로 불러서나 그 가슴에 맺힌 근심과 걱정을 풀어 보았던가? 참말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근심 걱정이 풀릴 수 있다면은, 나도 불러보겠다.
[지은이]
신흠(申欽: 1566~1628): 인조(仁朝) 대(代)의 한학자(漢學者)로서, 자(字)는 경숙(敬叔), 호(號)는 상촌(象村), 본관(本貫)은 평산(平山)이다. 선조18년에 진사(進士), 이듬해 문과에 급제하고 병조좌랑(兵曹佐郞)등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광해군때에 영창대군사건으로 말미암아 벼슬길에서 밀려나 낙향생활을 하다가, 인조반정이 이루어지매 다시금 등용이 되어, 이조판서(吏曹判書)·대제학(大提學)을 거쳐 영의정(領議政)에 올랐다.그는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여 천문·역법·수리·의복(醫卜)에도 통달하였다.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계곡(谿谷) 장유(張維)·택당(澤堂) 이식(李植)등과 더불어 당시의 한학4대가(漢學四大家)로 꼽히었다. 한편 시조에도 능한 바 있어, 30수의 작품이, 광복 후 비로소 간행된 진본(珍本)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전하는데, 이는 모두 광해군 때에 뜻을 펴지 못하고, 춘천(春川) 소양강(昭陽江) 가에서 물러나 있을 무렵에 읊은 것이다.
[참고1]
광해군의 난정(亂政)속에서 삼공(三公)의 벼슬을 지낸 작가는, 비록 벼슬에서 물러났지만 당쟁을 일삼는 어지러운 정치 현실을 보며 나라 걱정에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자연을 벗삼아 지내며 세속을 떠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는 근심을 노래로써 풀어 버리고,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하는 바람이 드러나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시조로써 사회를 풍자하는 한편,자연미를 노래하고 술을 예찬하였지만, 마음 깊은곳에는 늘 당쟁과 혼정에서 빚어지는 현실이 불만스러웠던 것이다. 그리하여 술에 취하여 현실을 도피하고, 또 노래를 불러 스스로를 달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기 미리 염려했듯이 그 많은 근심 걱정들이 진실로 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고2]
이 시조의 한역문(漢譯文)은 다음과 같다.
始作歌者(시작가자)
正多愁(정다수)
言不能盡歌以解(언불능진가이해)
歌可解愁吾亦歌(가가해수오역가)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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