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레방아 인생 / 김동인
이 세상 태어나 살다보면은
아픔과 설움 상처없는 이 누구
우리네 가슴마다 사연 있다면
그 곳엔 눈물의 연못도 있지
세윌따라 계절은 돌고 도는데
바람따라 구름은 돌고 도는데
우리네 인생살이 돌고 돌아도
다시 또 제자리 물레방아처럼
겨울 가면 꽃 피는 봄이 오겠지
이내 삶은 언제쯤 봄이 찾아올까
꽃 피는 그날만 간절히 기다리네
인생은 돌고 도는 물레방아라네
■ 말 / 김동인
색깔도 없고 모양도 없는 말
향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말
내 입의 말이
오늘도 고삐없이 달린다
누군가를 울리고 웃기고
아프게도 하고 감싸기도 한다
두 귀엔 악마와 천사가 산다
쉬지 않고 내게 속삭인다
말에 맨 고삐가 풀렸을 때
난 기도한다
악마의 속삭임을 분별할 수 있길
달리는 말을 쉬게 한다
그래서 죄를 덜 짓도록
말의 고삐를 당긴다
■ 거짓말 / 김동인
속내를 감추인 채
조금씩 서서히 뻗어나가는 넝쿨
교활한 욕망과 야심을 가득 품고서
슬며시 뿌리를 내린다
앞으로 옆으로 위로 아래로
긴 팔을 더 뻗으려 애를 쓴다
이기적이고 배려도 없이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한다
결국 집 한 채를 다 삼켰다
긴 담벼락을 다 덮었다
큰 나무를 휘감아 올라 서 있다
거짓말
너는 사실 그냥 넝쿨이다
집도 담벼락도 나무도 아닌
햇빛과 물이 없으면 죽고마는
여느 식물들처럼
넌 그냥 하나의 식물일 뿐이다
혼자 스스로 서지 못하고
무엇인가 기대고 의지하여
자신을 포장하려 하는
거짓말쟁이 넝쿨
진실은 넝쿨로 덮을 수 없다
ㅡ 이천에서 보내온 詩, 봄비 김동인
/ 2020.11.29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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