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려놓기 / 김동인
나의 것
오롯이 내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그것은 무엇인가?
내 몸
내가 번 돈
내가 사는 집
내가 낳은 자식
정말, 내 것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작은 풀 한 포기
날아다니는 파리 한 마리
작은 개미 하나도
내 것이 아니다
지금 내 것이라고 자부하는 것들
전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잠시 허락한
신의 배려일 뿐
내 몸도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거늘
그 흙이 어찌 내 것이란 말인가?
나무들의 양분이 될 뿐이다
바람의 날리우는 먼지가 될 뿐이다
손으로 꽉 웅켜 쥔들
언젠가 그 손바닥이 펴지고
나의 눈꺼풀이 덮일 때
내 속에 깨있는 영혼만이
신께 돌아갈 뿐이다
■ 성탄맞이 / 김동인
성탄의 아침이 다가온다
동방의 큰 별이 움직이고
하늘 보좌를 떠나 낮은 이곳에
주님이 오시는 날
온 인류를 위한 사랑
십자가의 죽음
그 참혹한 고통의 십자가를
그 아기 예수는 다 알고 있으리라
스스로 말구유에 누이시고
인류 구원의 역사 초석이 되시오니
날 위해 밝아오는 성탄의 아침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울며 맞이하지 않을 수 있으랴
고통 속에 있는 친구여,
소망의 빛이 너를 인도하리니
주저앉아 울지 말고
기쁨으로 주를 맞이하라
■ 선택 / 김동인
인생을 살다보니
선택이란 갈림길을 만나고
그 어떤 하나를 선택해
나를 지금 이곳에 있게 했다
옳은 선택이든 그른 선택이든
나는 여기 이곳에 와 있다
다만, 신께서는
내 자녀와 나의 부모는
선택권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창조의 역사는 신의 영역이다
선택의 그 길 위에서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지혜로운 자는 신을 경외하며
신께 묻는 삶이다
나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서
신을 의지해 본다
먼 훗날 내가 서 있는 그곳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옳은 선택이었기를 기도하며...
ㅡ 이천에서 보내온 詩, 봄비 김동인
/ 2020.12.19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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