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생각] 1초, 단 1초였다.. 뉴스 없는 세상, 책을 내 곁에 (2020.06.13)

푸레택 2020. 6. 13. 11:53

 

 

 

 

● ​1초, 단 1초였다, 뉴스 없는 세상을 꿈꾸며

며칠 친구가 카톡으로 '1초, 단 1초였다'는 제목의 짦은 글을 보내왔다. 골프장에서 오랫만에 고향 선배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형님, 오랫만입니다. 정말 좋아보이십니다." 하고 기분 좋은 인사말을 건넸는데, 돌아온 선배의 인사말이 가슴을 후벼팠다는 것이다. "야! 정말 오랫만이다. 근데 넌 폭삭 늙어보인다. 10년은 늙어보인다." ​"허허... 그래요?" 라는 어색한 말로 넘겨지만 소심한 자신의 기분을 망치는 데 1초, 딱 1초였다는 것이다.

말 한 마디의 중요성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지만 당연히 그 날이 그 선배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선배를 다시 만나면 왠지 고통스러운 말을 다시 들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 선배는 말 한 마디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된 것이다. 소중한 한 사람을 잃게 된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로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누구를 만나든 첫 마디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상대를 위한 말이어야 한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 한마디는 닫힌 사람의 마음도 열리게 한다.

인사말뿐이 아니다. 말이던 글이던 기분을 망가뜨리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데에는 1초면 충분하다. 뉴스가 그러하다. 특히 악의적인 뉴스가 그러하다. 그러기에 나는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TV 뉴스를 안 본다. 아니 뉴스만이 아니라 드라마고 예능 프로건 간에 TV를 보지 않고 생활한다. 요즈음은 EBS 타큐 '세계테마기행'과 남성 4중창 경연 프로인 '팬텀싱어'를 보는 것이 내가 TV를 가까이 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대학 시절 과외를 했던 학생의 집 할머니는 TV에 전쟁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驚氣)를 일으켜 아예 TV를 끊고 살아가신다고 했다. 한국전쟁 때 생긴 트라우마가 마음 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나는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가짜 뉴스와 편파 뉴스, 침소봉대 뉴스 등 온통 탐욕만이 가득한 뉴스 때문에 TV와 신문을 멀리 한다. "오늘 뉴스는 없습니다. 대신 음악을 들려 드립니다." 뉴스 없는 세상을 꿈꾼다.

나이들어서는 TV를 멀리 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삶이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영혼을 파괴시키는 뉴스를 멀리 하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책을 가까이 하면 다시 문학 소년으로 되돌아 가게 되니 몸도 마음도 젊어진다. 무더위가 찾아오는 초여름, 젊은 시절 다 읽지 못한 소설을 읽으며 그때 그 시절 사람 살아가는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혼을 맑게 해 주는 시를 찾아 읽으며 삶의 위로를 받는다. 책 속에 묻혀 있으면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고 넉넉해진다. 창문 밖 저 멀리 흘러가는 구름을 타고 내 영혼도 어디론가 달려간다.

100년 전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이런 말을 했다. "시간이 없다. 인생은 짧기에 다투고 사과하고 가슴앓이하고 해명을 요구할 시간이 없다. 오직 사랑할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도 순간일 뿐이다." 그렇다. 인생은 짧다. 시간이 없다. 남의 말 한 마디에 상처 받고 가슴앓이 할 시간이 없다. 내 마음에 상처 주는 글과 말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를 뿐이다.

 / 2020.06.13 마음 가는대로.. 택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