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詩人] 보름달, 씨앗 하나, 뿌리 없는 꽃 김동인 (2019.09.21)

푸레택 2019. 9. 21. 13:58

 

 

 

 

 

● 보름달 / 김동인

 

땅거미 지는 밤 둥근 보름달

노란 빛은 자비를 품은 듯 하니

사람들은 너에게 소원을 빈다

공허한 너를 알면서 소원을 빈다

구름이 가리워도 아랑곳 않고

바람이 불어도 너는 여유롭구나

언제나 변치않는 고운 노란 빛

칠흑같이 까만 밤 너는 더욱 빛난다

산골짜기 여든 할머니 소원을 빈다

다섯 살 꼬마 두손 모아 소원을 빈다

딸 시집 보내는 홀어머니 소원을 빈다

달아 달아 노란 빛 품은 보름달아

너의 둥근 품에 소원 가득 담아 다오

그들의 간절한 마음 담아 다오

캄캄한 어둠속 저들 슬프지 않게

밝은 달아 너의 얼굴 비춰 다오

 

● 씨앗 하나 / 김동인

 

내 마음에 나쁜 씨앗 뿌려졌어요

나의 생각 나쁜 씨앗 싹 틔웠어요

그 씨앗 자라니 나쁜 행동하네요

어디서 날아왔을까 씨앗은

누가 뿌렸을까 나쁜 씨앗

자란 새싹 뽑아 보아요 쉽지 않지만

힘껏 당겨 보아요 뿌리를 흔들고

아파요 우울해요 혼란스럽죠

하지만 그 새싹 뽑아야 해요

욕심 시기 질투 미움 교만한 마음

이런 잡초 힘들어도 뽑아 보아요

내 마음에 좋은 씨앗 뿌려졌어요

나의 생각 좋은 씨앗 싹틔웠어요

그 씨앗 자라면 좋은 행동하겠지

 

● 뿌리 없는 꽃 / 김동인

 

꽃나무 꽃이 너무 예뻤다

그래서 꺾었다

집에 가져와 꽃병에 꽂아두었다

오래 곁에 두고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무에 피었던 예쁜 꽃은

서서히 보기 싫은 꽃으로 변했다

어릴 적 나는 몰랐다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가지는

시들어 버린다는 걸

생명이 없는 죽은 꽃이라는 걸

어린 그때는 몰랐다

뿌리 없는 꽃은 잠깐의

구경거리라는 걸

 

/ 봄비 김동인 2019.09.21(토) 이천에서 보내온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