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여행] (2) 홍릉수목원 홍릉숲 4월 풍경: 분꽃나무, 현호색, 홀아비꽃대 (2019.04.21)

푸레택 2019. 4. 21. 19:45

 

 

 

 

 

 

 

 

 

 

 

 

 

 

 

 

 

 

 

 

●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수목원 홍릉숲 4월 풍경: 분꽃나무, 현호색, 홀아비꽃대 (2019.04.21)

 

● 덜꿩나무 / 박상진 경북대 교수 (우리나무의세계1)

 

덜꿩나무는 중부 이남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키 2~3미터 남짓한 작은 나무이며, 줄기는 여러 개로 갈라져 포기를 이루어 자란다. 타원형의 잎은 마주보기로 달려 있고, 앞뒷면으로 털이 소복이 나 있어서 만지면 느껴질 정도다.

 

큰 나무가 띄엄띄엄 서 있는 숲속의 봄은 평지보다 훨씬 늦게 찾아온다. 부지런한 녀석들은 잎을 살짝 내밀고 기지개를 켜지만, 아직 숲속까지 봄 냄새가 완전히 퍼지기 전에 덜꿩나무는 꽃을 피운다. 계절로는 늦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손톱 크기의 하얀 꽃이 여러 개가 모여 우산모양을 이루면서, 갓 피어난 초록 잎 사이에 새하얀 소복을 입은 정갈한 여인처럼 곱게 피어난다. 아직 숲이 완전한 초록 옷을 갈아입기 전인데다 하얀 꽃은 흔치 않아 금방 눈에 띈다.

 

꽃이 지면 덜꿩나무는 잠시 다른 나무들의 푸름에 묻혀버린다. 잊고 있던 덜꿩나무가 다시 우리 눈에 들어오는 시기는 추석 전후다. 콩알 굵기만 한 새빨간 열매가 꽃 핀 자리마다 송골송골 열린다. 육질이 많은 이 열매는 찬 서리가 내리고도 한참은 더 남아 있어서 배고픈 산새들의 고마운 먹이가 된다.

 

덜꿩나무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꿩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들에 있는 꿩들이 좋아하는 열매를 달고 있다는 뜻으로 들꿩나무로 불리다가 덜꿩나무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꿩은 예부터 우리 주변에 흔한 새로서 초본에는 꿩의다리, 꿩의바람꽃, 꿩의밥, 꿩의비름 등 꿩이 들어간 식물이 여럿 있다. 그러나 나무로는 덜꿩나무가 유일하다.

 

덜꿩나무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이 피고 모양새도 비슷한 가막살나무가 있다. 너무 닮은 점이 많아 한마디로 차이점을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덜꿩나무를 더 흔히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대표나무로 들었을 뿐이다. 또 분꽃나무도 비슷하게 생겼으나 덜꿩나무보다 꽃이 조금 먼저 핀다. 꽃 색깔은 연분홍이고 모양은 분꽃을 많이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 현호색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현호색(玄胡索)이란 이름은 씨앗이 검은 데에서 유래하며, 특히 기름진 땅이나 척박한 땅 등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이를 달리 본 모양이다. 꽃 모양이 마치 종달새 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속명을 그리스어로 종달새를 뜻하는 코리달리스(Corydalis)로 지은 것이다.

 

현호색은 애기현호색, 댓잎현호색, 가는잎현호색, 빗살현호색, 둥근잎현호색 등 여러 현호색 종류를 대표하는 종이다.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그늘의 물 빠짐이 좋고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키는 약 20㎝ 정도로 작은 편이다.

 

키가 작으면 수난을 자주 당하기 마련. 현호색도 이른 봄 등산객의 등산화 밑에 자주 뭉개지곤 한다. 하지만 대개 군락을 이루며 서식하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현호색을 발견할 수 있다.

 

현호색은 약재로 쓸 때도 현호색이라고 한다. 이때는 지름 1㎝ 정도의 덩이줄기를 의미한다. 잎은 표면이 녹색이고, 뒷면은 회백색이며 어긋난다. 꽃은 4~5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피며 길이는 약 2.5㎝ 정도 이다. 5~10개의 꽃이 원줄기 끝에 뭉쳐서 달린다. 열매는 6~7월경에 길이가 2㎝, 폭이 0.3㎝ 정도로 달리는데, 종자는 검은색으로 광택이 난다. 현호색과에 속하며,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어린순은 식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동북부를 거쳐 시베리아에 분포한다.

 

현호색의 꽃말은 ‘보물주머니’이다. 현호색은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현호색은 한자 玄胡索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현(玄, 검을 현)은 덩이줄기 즉 뿌리줄기에서 검은 빛깔이 난다고 해서 붙여졌고 호(胡, 오랑캐 호)는 주 생산지가 중국의 북부지방인 하북성과 흑룡강성에서 자라는 식물을 의미하며 색(索, 꼬일 삭 또는 색)은 새싹이 돋아 날 때 매듭 모양이 만들어 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야생화 백과사전 등 발췌)

 

● 홀아비꽃대 (Chloranthus japonicus Siebold)

 

왠지 외로운 느낌을 주는 이름이다. 꽃줄기가 하나 길게 올라와 그 끝에 하얀 꽃이 둥그렇게 뭉쳐 핀다. 꽃대가 하나라서 홀아비꽃대인 것이다. 이에 비해 꽃대가 두 개가 있으면 그냥 ‘꽃대’라고 한다. 하지만 대표종은 홀아비꽃대이므로 꽃대도 홀아비꽃대과에 속한다.

 

홀아비라는 말은 사실 그다지 깨끗한 느낌을 주는 말이 아니다. 홀아비 냄새도 그렇고, 말 자체가 조금은 처량한 기분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 꽃을 산에서 만나면 아주 신선하다. 더욱이 하얀 꽃이 꼭대기에 잔뜩 모여 핀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홀아비도 잘하면 이처럼 멋진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홀아비꽃대와 상대되는 꽃은 옥녀꽃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홀아비는 남자, 옥녀는 여자, 어쩐지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안 어울리기도 한다. 옥녀꽃대는 홀아비꽃대보다 수술이 두 배 이상 길쭉하고 날씬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옥녀란 여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거제도 옥녀봉을 뜻한다. 처음으로 그곳에서 발견된 꽃대라고 해서 옥녀꽃대라고 하는 것이다.

 

홀아비꽃대는 전국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나 반그늘의 토양이 푹신할 정도로 낙엽이 많고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잘 자라며, 키는 20~30㎝ 정도이다. 잎은 줄기 위쪽에 네 개 달리는데, 잎 한 개의 크기는 길이가 4~12㎝, 폭은 2~6㎝로 끝이 뾰족하다. 잎의 가장자리에 자줏빛 톱니가 있으며, 모양은 광택이 나는 달걀형 또는 타원형이다. 잎은 마주 달리지만 마디 사이가 짧기 때문에 돌려난 것같이 보이기도 한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길이는 2~3㎝이다. 꽃줄기 안쪽에는 노란색이 있고 줄기 끝에는 왕관 모양으로 된 것이 붙어 있는 점이 독특하다. 열매는 8~9월경에 익으며 길이는 2~3㎜ 정도 된다.

 

홀아비꽃대과에 속하며, 홀애비꽃대, 홀아비꽃대, 홀꽃대라고도 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잎과 줄기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Daum 백과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