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으며 생각하며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좀처럼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힘겹게 2020년이란 터널을 겨우 지나왔는데 신축년 새해는 희망의 빛은커녕 오히려 더 길고 어둔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인심이 흉흉해져 가는데 설상가상으로 북극 발 한파까지 들이닥쳐 세상이 온통 냉동고 속이다. 게다가 모든 약속은 취소되고 새로이 약속을 잡을 수도 없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롭기만 한 요즘이다. 하지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르듯이 생은 지속되어야 하고,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그래서 내가 택한 것은 걷기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산책이라고 할 수 있는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