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삶의 지혜 342

[사색의향기] '걸으며 생각하며' 백승훈 시인 (2021.07.26)

■ 걸으며 생각하며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좀처럼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힘겹게 2020년이란 터널을 겨우 지나왔는데 신축년 새해는 희망의 빛은커녕 오히려 더 길고 어둔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인심이 흉흉해져 가는데 설상가상으로 북극 발 한파까지 들이닥쳐 세상이 온통 냉동고 속이다. 게다가 모든 약속은 취소되고 새로이 약속을 잡을 수도 없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롭기만 한 요즘이다. 하지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르듯이 생은 지속되어야 하고,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그래서 내가 택한 것은 걷기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산책이라고 할 수 있는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준비..

[사색의향기] '곡지(曲枝)와 깃발나무' 백승훈 시인 (2021.07.26)

■ 곡지(曲枝)와 깃발나무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어도 코로나는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일 년, 산은 마스크에 갇혀 사는 내가 답답한 숨을 몰아쉴 수 있던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새해에도 산은 나의 숨구멍이 되어줄 것이고 산을 찾는 나의 발걸음은 잦아질 것만 같다. 매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해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보며 위로받고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그들도 사람 못지않은 치열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을 오를수록 그들이 들려주는 침묵의 소리야말로 가장 생생한 가르침이란 걸 느끼게 된다. 그들이 소리 없이 내보이는 꽃 한 송이, 몰래 내어놓는 연록의 새순들은 경이롭기까지 ..

[전대길의 CEO칼럼] 착한 고흐, 못된 고갱 (2021.07.12)

■ 착한 고흐, 못된 고갱 / 전대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에 삶에 관해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들의 독특한 인생역정을 알아보고 1888년 10월23일부터 12월23일까지 두 달간 프랑스 아를에서 동거하며 그림을 그린 이야기다. 태양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는 네델란드의 브라반트(Brabandt)에서 태어났다. 1869년(16세)에 고흐는 구필화랑(Gouphil & Cle) 헤이그 지점에서 그림 복제품을 파는 일을 했다. 그는 화랑(畵廊) 일에 만족했으며 주변 사람들은 그를 유명한 화상(畵商)이 될 거라고 믿었다.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고흐는 1873년에 런던지점, 1875년에 파..

[전대길의 CEO칼럼] 천재 건축가 가우디와 악성(樂聖) 베토벤의 죽음 (2021.07.12)

■ 천재건축가 가우디와 악성(樂聖) 베토벤의 죽음 / 전대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한국본부 이사 지난 주 발표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와 관련, 오나시스와 노벨의 고종명에 대해서 많은 독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주었다. 이어서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와 악성(樂聖) 베토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죽음에 관해서 알아보았다. 가난한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1852~1926)는 스페인이 자랑하는 건축계의 세계적인 거장(巨匠)이다. 5세부터 시작된 선천성 관절염으로 가우디는 학우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결석을 자주 해서 학교성적도 좋지 않았다. 잘 걷지도 못했지만 명문 바르셀로나대학 이공학부를 마쳤다. 건..

[전대길의 CEO칼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2021.07.12)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 전대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한국본부 이사, 수필가 옛날 로마에서는 전쟁에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개선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를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 '죽음을 기억하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으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풍습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다. '자신이 언젠가 죽는 존재임을 잊지 마라'는 의미다. 간단하게 '죽음을 기억하라'로 번역된다. 우리말 3자로 표현하면 '..

[좋은 글] 파워라인 Power line.. '말(言)의 힘' (2021.06.21)

■ 말(言)의 힘 / 최영걸 진실한 마음을 담은 한 줄의 시 구절이 감동을 주고, 진심을 담은 한마디의 말이 심금을 울리고, 마음에 와 닿는 말 한 마디가 가치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우리는 말 한마디에 애틋한 사랑에 빠져 보기도 했을 것이고, 실패의 아픔을 어루만져준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했을 것이며, 나태해지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적도 있고, 마음 둘 곳 몰라 갈팡질팡 할 때 길이 되어 준 격려의 말도 있을 것이고, 심한 모욕감이 드는 불쾌한 말도 경험했을 것이다. 마음에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말이 지닌 힘이다. 우리들 삶 속에서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 한 마디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지침이 되기도 하고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하는 말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

[칼럼] '노년의 사치'.. 인생에서 가장 큰 홀가분함을 맛볼 수 있는 시기 (2021.06.10)

■ 노년의 사치 / 조윤성 로마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정계를 떠나 은둔 생활을 하던 62세 무렵에 쓴 책 ‘노년에 관하여’에서 나이 든 삶이 선사해주는 즐거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책은 카토라는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노년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키케로는 무엇보다도 젊은 시절을 짓눌렀던 경쟁과 의무감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노년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꼽았다. 그는 “욕망과 갈등, 야망과의 전쟁이 끝나고 자기 자신의 자아와 함께 하는 노년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카토의 입을 빌어 “큰일은 육체의 힘이나 기민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사려와 판단력으로 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노년의..

[세상의 눈] 메기 효과 (2021.05.31)

■ [세상의 눈] 메기 효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노르웨이 어부들은 정어리를 어선 가득 잡아도 고민이었다. 잡은 정어리들이 육지에 도착하면 죽거나 생기를 잃어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잡은 정어리는 수족관의 바닷물을 자주 갈아줘도,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줘도 소용이 없었다. 정어리의 활어 운송이 그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어느 날 한 어부가 정어리를 온전하게 활어 상태로 싣고 왔다. 당연히 그 어부는 종전보다 수배의 값을 받고 팔아 수입을 크게 올렸다. 그 어부의 정어리는 바다에서 잡을 때보다 오히려 싱싱하고 식감도 더 좋았다고 소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활어운송 비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다른 어부들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으나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운송 방법을 알기 위해 ..

[묵상] 침묵으로 일하시는 하나님 (2021.04.09)

■ 침묵으로 일하시는 하나님 북유럽 어느 시골교회에 사람 크기만한 예수님의 동상이 있었습니다. 그 예수님 동상 앞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이 찾았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하고 소원을 말했습니다. 그 교회의 문지기가 예수님 동상이 서 있는 곳에 한번 서 있어 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소원을 말하며 여러 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로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래 네가 하도 소원을 말하니 딱 하루만 너와 자리를 바꾸겠다. 그런데 나와 한가지 약속을 해야 된다. 너는 누가 와서 어떤 행동이나 기도를 하든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말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문지기는 절대 침묵하겠다고 굳건히 약속을..

[명사칼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김재화 유머스피치코디네이터 (2021.02.08)

■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 김재화 유머스피치연구원 코디네이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독서광의 태도에 대해 이만큼 잘 표현한 말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아시는 대로 항일독립운동가 안중근의사의 유묵(安重根義士 遺墨)이죠.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형극) 장렬한 최후를 눈앞에 둔 독립투사가 우리 후손들에게 공부를 해야 강해진다는 충혼을 담은 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중형극 이 글귀는 오언(五言)으로 된 대구들을 모아놓은 조선시대 초학 교재 추구(推句)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그 뜻을 안중근선생이 우리에게 가르친 것이지 맨 처음 하신 말은 아니죠.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자신을 알라’, 최근 가수 라훈아씨가 ‘테스형’에서 외치다 보니 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