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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 여신의 십계명

푸레택 2022. 5. 28. 17:35

[임의진의 시골편지] 여신의 십계명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여신의 십계명

[경향신문] 뉴욕에서 날아온 현경 샘은 유니온 신학교의 종신 교수. 종신은 윤종신 아니고 그냥 늙어 쓰러질 때까지 종신. 엊그젠 샘과 친구가 내 산골 집에 놀러와 깔깔 웃으며 이야기꽃.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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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날아온 현경 샘은 유니온 신학교의 종신 교수. 종신은 윤종신 아니고 그냥 늙어 쓰러질 때까지 종신. 엊그젠 샘과 친구가 내 산골 집에 놀러와 깔깔 웃으며 이야기꽃. 다음은 샘이 일러준 여신의 십계명이야. 1. 여신은 자신을 믿고 사랑한다. 2. 여신은 가장 가슴 뛰게 하는 일을 한다. 3. 여신은 기, 끼, 깡이 넘친다. 4. 여신은 한과 살을 푼다. 5. 여신은 금기를 깬다. 6. 여신은 신나게 논다. 7. 여신은 제멋대로 산다. 8. 여신은 과감하게 살려내고, 정의롭게 살림한다. 9. 여신은 기도하고 명상한다. 10. 여신은 지구, 그리고 우주와 연애한다.

특별히 ‘기도하고 명상한다’는 계명이 좋아라. 인생을 잘 살고 싶거든, 혁명을 하려거든 기도하고 명상해야지. 그리하지 않으면 맑은 눈과 따뜻한 가슴을 지닐 수 없지. 기도하고 명상하면 “따뜻한 사람들이 네 곁에 와서 너의 손을 조용히 잡아줄 거야.”

여신에게 잘하면 또 얻을 게 많아. 여신들은 존재 자체가 보물창고야. 일본에 구두쇠협회라고 있다는데, 회장과 부회장이 남성이고 회원들은 제로 0명이래. 우린 어머니 여신은 죽는 순간까지 펑펑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지. 누룽지를 영어로 ‘바비 브라운’이라고 하는데, 배탈 나면 먹던 어머니표 누룽지가 문득 삼삼해. 또 엄마 손은 약손, 배를 만져주시면 모든 병이 낫고는 했지. 코로나도 나으려나.

“머리라도 자주 빗어 넘기고 술 한 잔도 두세 번에 나누어 마시거라. 엄마 씀. - 잠은 좀 집에서 자고.” 시인 김중식의 ‘엄마는 출장 중’이란 시야. 바깥 마실을 나가기 전 여신의 부탁대로 꼭 머리 빗질을 한다. 위대한 여신은 지혜롭고 섬세하며 품이 넓지. 여신이 지켜낸 우리 아이들은 인류의 희망이며 기쁨이야.

임의진 목사·시인ㅣ경향신문 2021.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