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오늘 일기] 물고기 사냥하러 밤마실 나온 왜가리 (2022.05.24)

푸레택 2022. 5. 26. 21:12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 물고기 사냥하러 밤마실 나온 왜가리

서울식물원으로 저녁 산책길에 나섰다. 잠시 벤치에 앉아 야경을 감상한다. 호수원 분수대에서 뿜어대는 물줄기가 색색의 불빛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호수원 주위를 한바퀴 돌고 집으로 가려는데 호수 울타리에 앉아있는 커다란 왜가리 한마리가 눈에 띄였다. 며칠 전 어느 청년들이 왜가리 모형을 호수 울타리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누가 또 왜가리 모형을 설치해 놓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형이 아니라 살아있는 새라고 말하는 듯 왜가리가 목을 길게 빼고 조금씩 움직인다. 왜가리가 야식하려고 물고기 사냥을 나온 것일까. 사진을 찍으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왜가리는 날아가지 않는다. 사람들과 많이 친숙해진 듯 하다.

왜가리(Grey Heron)는 황새목 백로과에 속하는 조류로 학명은 ‘Ardea cinerea’이다. 몸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띠나 머리 꼭대기는 흰색이고 뒷머리에 2~3개의 긴 검은색 댕기깃이 있다. 어린새는 댕기깃이 없으며 어깨깃에 검은 무늬가 없다. 백로나 해오라기와 함께 살아가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백로류 중에서 가장 큰 새이다. 여름철새이지만 최근에는 월동하는 개체군이 증가하여 일부는 텃새이기도 하다. 하천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하천이나 논, 저수지, 호숫가 등에서 어류를 잡아먹고 살아가며 개구리와 뱀, 곤충, 포유류까지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다고 한다. 

조용하던 호수 주변이 왜가리 한 마리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고, 구경꾼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는 말이 혼자 밤 호수를 찾아온 외로운 무사(武士) 왜가리의 귓가에 흩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왜가리는 시선을 집중하여 오직 호수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아니 온 신경을 집중하여 호수 속 잠자고 있는 물고기를 노려본다. 곧 왜가리는 피라미를 잽싸게 사냥하여 꿀꺽 삼킬 것이다. 오늘 저녁 야식으로는 피라미 한 마리면 족할 것이다. 커다란 야생 조류인 왜가리를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니 왜가리가 마치 친근한 애완조류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 저녁 산책길, 뜻하지 않은 왜가리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푸근해진 마음으로 집으로 발길을 향한다. 


/ 2022.05.24(화) 

https://youtu.be/BuLeMijLsxY

https://youtu.be/FX4D4eY0d24

https://youtu.be/HieoHL5z34c

안정근 사진작가 작품 2020

◇ 짝사랑 / 박영호 작사, 손목인 작곡, 노래 고복수

아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아 아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잊혀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떨고섰는 임자 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살랑 맴을 돕니다

https://youtu.be/Iy0FgKBjNAE

 ‘으악새는 어떤 새일까? / 시인 이병렬

으악새는 어떤 새일까? 작고한 원로가수 고복수가 부른 가요 중에 짝사랑이란 곡이 있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로 시작하는 이 가요는 노랫말 그대로 으악새가 슬프게 우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온 모양이구나 하는 애달픈 내용으로 이 노래를 알고 있는 기성세대라면 가을날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고 있다. 그런데 이 노래를 애창하는 사람들도 정작 ‘으악새’가 어떤 새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새 이름에는 울음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뻐꾹뻐꾹 뻐꾹새, 뜸북뜸북 뜸북새, 지지배배 제비는 물론 종달종달 종달새가 그렇다. 그러니 혹 으악으악 하고 우는 새가 아닐까, 그래서 으악새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을 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조류 도감에 으악새라는 새는 없다.

그렇다면 어찌 된 것일까. 이에 식물학자들이 나서서 으악새란 억새의 다른 이름이라 주장했고, 실제 경기도 방언으로 억새를 종종 으악새라 부른다고 국어학자들이 뒷받침을 했다. 그런데 식물인 억새가 슬피 운다? 매우 시적인 표현이라는 해석까지 더해지면서 작사자의 문예미학적 표현의 재능까지 찬사가 이어졌다. 그런데 정말 으악새는 억새일까? 이 의문이 풀리는 데에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3년 11월 27일. 이 노래의 작곡자인 손목인 탄생 100년을 맞아 그의 유고집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작곡자 손목인이 전하는 작사자 박영호의 작사 배경이 재미있다. 일제 강점기 KAPF(조선예술가 프롤레타리아 동맹)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박영호는 촉망받는 시인이었으나 KAPF가 해산된 후 가요계의 작사자로 변신했는데 한국동란 중 아깝게 40을 갓 넘긴 나이에 고인이 되었다. 손목인이 으악새가 어떤 새냐고 물었다고 한다. 박영호 왈, 뒷산에 올라갔는데 아래쪽에서 으악으악 하는 새 울음소리가 들리길래 그냥 으악새라고 했단다. 아주 시큰둥한, 요즘식으로 말하면 쿨한 대답이었다.

이 대목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1절과 2절의 가사가 댓구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1절 아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2절 아 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으악새와 뜸북새의 댓구. 그러니 으악새는 억새가 아니라 진짜 새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으악으악 하고 울었다는 이 새는 어떤 새일까? 

이번에는 조류학자들이 나섰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조류도감에는 으악새란 새가 없다. 그렇다고 작사자 박영호가 발견한 새로운 종일까? 아니다. 바로 왁왁거린다고 해서 왁새란 이름이 붙은 우리나라 새 왜가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얼핏 들으면 왁왁거리는 것처럼 들리는 이 새의 울음 소리를 듣는 이에 따라 왁왁이 아니라 으악으악으로 들었을 것이다. 여기에 박영호가 강원도 통천 출신이라는 것, 작사 당시에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경계에 있었다는 것, 그 계절, 그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왜가리라는 것 등등을 통해 으악으악 울었다는 새 이름을 박영호가 몰랐기에 그냥 자신의 귀에 들린 울음소리 그대로 으악새라 했을 뿐 실은 왁새, 왜가리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새 이름을 모르고 그냥 소리나는 대로 노랫말에 적은 박영호. 이를 두고 억새라고 주장하며 문예미학적 평가까지 했던 문학연구가들. 그러나 어쩌랴. 작사자가 작사 배경을 설명한 것이 알려지면서 머쓱해버리고 말았다. 그냥 으악으악 우는 새가 아닐까, 했던 많은 대중들의 상상이 맞았던 것이다. 으악새가 어떤 새냐고? 그냥 으악으악 우는 새이다. 누구 귀에는 왁왁거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 새. 공식 명칭은 왜가리라는 것뿐이다.

[출처] ‘으악새는 어떤 새일까? 이병렬 블로그 (2014.09.19)​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 왜가리 아가씨 / 백경화

아침 일찍 유등천으로 운동을 간다
벌써 나온 왜가리 아가씨
혼자 나와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쩜 내가 카메라 들고 갈 줄 알았나 보다
처음 만나던 날은 카메라가 총으로 보였는지
화들짝 놀라서 달아나더니
요즘은 내가 좋아 보이는가 힐끔힐끔
곁눈질로 쳐다보며 그냥 서 있다
꽃사슴처럼 긴 목에 댕기 머리하고
복고풍 항아리 회색 원피스 입고
세련미와 고고한 자태까지 겸비한 그녀
슬쩍슬쩍 나를 바라보며 유혹한다
그렇게도 고고한 그녀는
가끔 포악하게 물고기를 잡아
꿀꺽 통째로 삼키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놀랐지만 그들의 삶이라 여기고
그 날렵한 몸짓과 리얼한 매력에 흠뻑 빠진다
이제 유등천에 가서 왜가리 아가씨 없으면
그녀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백경화 시인의 시 <왜가리 아가씨> 감상 記 /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 문학회장

이 시는 굳이 해설이 필요 없다. 그림을 보듯, 사진이나 영상을 보듯, 그냥 감상하면 된다.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 자체가 한 편의 시다. 백경화 시인은 사진작가이자 시인이다.

나는 사진 전문가가 아니다. 아마추어도 못 된다. 어디서든 그냥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 눈에 띄면 폰카로 찍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언어가 ‘그냥’이다. ‘그냥 웃지요.’처럼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찍어 둔’ 나의 사진을 백경화 시인의 시를 감상하면서 댓글에 <그냥> 올렸다.

<왜가리>에 관해서는 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구분해야 하는 친구들이 따로 있으니까. 옷 색깔이 하얗기만 하면 백로, 꼬리만 검으면 황새, 정수리가 붉으면 두루미, 머리에 댕기가 있으면 왜가리. 백로, 황새, 두루미, 왜가리… 요 친구들은 참으로 멋쟁이들이다. 어느 패션쇼에서 이렇게 품격 있게 잘 차려 입은 멋쟁이를 본 적이 있나.

백경화 시인이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포착한 유등천 풍경 주인공은 분명 <왜가리 아가씨>이고, 내가 ‘그냥 막 찍은’ 녀석은 유등천 <왜가리 총각>이다. ‘남녀’가 아닌 ‘암수’의 구분은 유등천에서만큼은 예술이다.

유등천에 가서 왜가리 아가씨 없으면 그녀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백경화 시인. 날씨 좋은 날, 그 아가씨를 기다리는 <총각>을 나는 폰카에 담았다.

글=윤승원 감상 記 2021.11.27 

[출처] 대전 문총 카페 ‘윤승원 포토에세이’

/ 2022.05.26(목) 옮겨 적음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우리말 바루기]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

단풍과 함께 대표적으로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것이 억새다. 인터넷에는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 ○○ 억새축제’ 하면서 억새의 모습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있다. 은빛 물결 일렁이며 사각거리는 억새의 모습을 표현하기에는 이만한 제목이 없을 듯하다.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은 ‘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인가요’로 시작되는 ‘짝사랑’이란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일제 강점기 고복수가 부른 노래로 지금도 애창되는 곡이다. 그렇다면 이 ‘으악새’는 과연 억새가 맞는 것일까?

억새의 옛말은 ‘어웍새’이며 사투리가 ‘웍새’ 또는 ‘으악새’다. 한때 사전에도 ‘으악새=억새의 사투리’라고 돼 있었다. 따라서 이 노래에 나오는 ‘으악새’가 ‘억새’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노래의 2절 ‘뜸북새 슬피우니~’에 비춰 ‘으악새’를 새로 보아야 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왜가리의 방언이 ‘왁새’이므로 ‘으악새’는 ‘왁새’를 길게 발음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 대부분 사전이 ‘으악새=①억새의 사투리 ②왜가리의 사투리’라고 올렸다.

하지만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엔 ‘으악새’가 아예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따라서 사전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졌다. 다만 작곡가인 손목인의 저서엔 작사자에게 ‘으악새’가 뭐냐고 물었더니 “고향 뒷산에 오르면 ‘으악, 으악’ 하는 새 울음소리가 들려 그냥 ‘으악새’로 했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만약 이게 맞다면 최소한 노랫말에 나오는 ‘으악새’는 새가 되는 것이다.

[출처] 배상복 기자ㅣ중앙일보 2020.11.12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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