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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 오케이 오케이

푸레택 2022. 5. 25. 19:39

[임의진의 시골편지] 오케이 오케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오케이 오케이

[경향신문]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와보나!”라고 인사한다. 뜻을 풀자면 ‘당신을 보고 있어요’. 그러면 이렇게 대답하지 “시코나!” ‘내가 여기 있답니다’라는 뜻. 그러면서 한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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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와보나!”라고 인사한다. 뜻을 풀자면 ‘당신을 보고 있어요’. 그러면 이렇게 대답하지 “시코나!” ‘내가 여기 있답니다’라는 뜻. 그러면서 한 하늘 아래 살고 있음을 확인한다. 유럽인의 조상 켈트족은 매일 만나는 이에게 ‘눈인사’를 했다. 눈을 깜박이면서 얼굴엔 미소를 밝히는 인사법.

켈트족에겐 ‘아남 카라’라는 말이 있는데, 아남이란 ‘영혼’, 카라는 ‘동무’를 뜻한다. 영혼의 길동무를 아남 카라라고 한다. 이른바 ‘솔 메이트’의 게일어 버전. 서로를 바라보면서 미소지으며 아남 카라가 되자고 다짐들을 한다.

웃자고 하는 말. “절 사랑하세요?” 하면 “교회 다니는데요.” 이런 삑사리. 말이 어긋나서 통하지 않으면 길동무가 될 수 없지.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이엔 말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 보통들, 오케이? 오케이! 좋아? 응 좋아!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 ‘오케이’래.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가셔브룸봉’을 오를 때였어. 동상으로 발가락을 잃은 이탈리아 산악인 마르코를 만나지. 앞서 걷던 마르코는 뒤처진 김 대장을 위해 초콜릿 한 조각을 눈밭에 놓고, 케이아이엠(KIM) 김이라고 써서 선물하더라. 세상에서 가장 맛난 초콜릿을 맛보라고. 김 대장은 이같은 모든 이들의 염원을 안고, 오케이~ 정상에 도전했지.

가까운 지인들 덕분에 김 대장을 몇차례 뵈었다. 비록 열 손가락은 없지만 여봐라는 듯 눈주름 가득 미소를 짓던 이. 김 대장은 매번 히말라야 8000m 고봉들을 넌떡 거닐고 그랬다. 나는 고작 800m 뒷산만 가재도 중턱에서 흘미죽죽. 대장은 산신령이 되어 꼭대기에 도두 앉아 우리를 살펴주시리라 믿는다.

오! 오케이 오케이. 서로를 토닥이며 격려하는 인사. 길동무들과 함께 걷고 있는 이 지구별. 누군 먼저 오르고 먼저 내려가고, 나중 오르고 나중에 내려가겠지만 결국엔 다 베이스캠프에서 만나게 될 거야.

임의진 목사·시인ㅣ경향신문 2021.07.029

/ 2022.05.25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