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시인] ‘4월의 봄’ ‘라일락 향기’ ‘촛불 같은 믿음’ 김동인 (2022.04.22)

푸레택 2022. 4. 22. 11:47

■ 4월의 봄 / 김동인

만개한 분홍 벚꽃이
나오라 내게 손짓하고
꽃봉우리 터질 듯
여인의 마음 흔드는 봄아
들꽃향기 가득한 언덕에서
아이들의 웃음꽃도 피고
넓은 밭이 쟁기에 엎어져
누런 속살을 드러내는 봄아
춘풍에 흔들리는 가지마다
작고 여린 초록잎이 돋고
산기슭 골짜기마다
봄꽃으로 단장하는 봄아
버들강아지 뽀얀 솜털이
꽃샘추위에 파르르르 떨고
길목마다 봄향기 짙어가는
설레이는 4월의 봄아

■ 라일락 향기 / 김동인

나 어릴 적 담장엔
커다란 라일락 나무 있었지
봄이면 연분홍 보랏빛 꽃 피어
우리집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대문앞 은은히 퍼지던 라일락 향기
꽃 향기가 나를 미소짓게 하지
누가 우리집을 물으면
라일락 꽃향기 그 집이라고
저기 꽃나무집 그 집이라고 했어
초록잎이 써서 장난을 쳤지
동네 꼬마 깜박 속아 우린 웃었어
라일락 꽃향기 마음에 남아
설레이던 그 향기 잊지를 못해
담장에 앉아 꽃잎을 세던
어린 시절 내 동무 라일락꽃나무

■ 촛불 같은 믿음 / 김동인

제 몸 홀로 태우기도 힘에 겨워
애처롭게 타오르는 촛불이여
작은 입김조차 힘겹게 버티며
온몸을 떠는 연약한 불꽃이여
주를 향한 뜨거운 사랑 고백
세상을 밝히려는 헌신과 노력
그러나 작은 바람에 떠는 촛불이여
열정으로 태운 소망의 눈물이
하염없이 뚝뚝 떨어진다
타다가 꺼진 초라한 심지
검게 그을린 비참한 내 모습
눈물조차 굳어버린 영혼이여
안전하고 아늑한 환경 속에서
교만하게 타오르던 촛불이여
주님
풍전등화의 믿음을 용서하소서
오직 성령의 불로 나를 태우소서
나의 나약함을 불사르소서
하염없이 흔들리는 촛불 앞에서
초라한 나의 믿음을 보았네

- 이천에 사는 조카 봄비가 보내온 詩

/ 2022.04.22(금) 옮겨 적음

https://youtu.be/biaYPiD3uNg

https://youtu.be/SMwg3IrlV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