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자작시自作詩] 봄은 왔는데 ‘슬픈 봄’ (2022.03.11)

푸레택 2022. 3. 11. 18:10

■ 봄은 왔는데 / 김영택

봄은 왔는데
슬픈 봄입니다

새싹 돋아나고
매화꽃은 피어나는데
서러운 봄입니다

버들강아지 피어나고
봄바람은 불어오는데
잔인한 봄입니다

복수초 영춘화 변산바람꽃
봄소식 전해주는데
서글픈 봄입니다

얼음 녹은 호수엔
쇠물닭 자맥질하는데
쓸쓸한 봄입니다

호숫가 산책로엔
청년의 분주한 발걸음
어느 여인의 한껏 부린 멋

오늘은
오늘 산책길은
모두가
서럽고 잔인하고 쓸쓸한
슬픈 봄날 풍경입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가의 방긋 웃음
해맑은 소년들 목소리
봄날의 징검다리
희망 피어나는 언덕입니다

이 풍진 세상
버리고 비우고 살고 싶은데
세상만사 잊어버리고 살고 싶은데
그래서 더욱 서럽고
슬픈 봄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너무 슬퍼하지 마
너무 아파하지 마
너무 외로워하지 마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버들강아지 속삭이는 소리 들립니다

/ 글 그림=김영택 2022.03.11(금) 

사진: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 호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