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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MSG와 합성비타민C의 엇갈린 운명 (2022.03.06)

푸레택 2022. 3. 6. 11:25

[웰빙의 역설]MSG와 합성비타민C의 엇갈린 운명 (daum.net)

 

[웰빙의 역설]MSG와 합성비타민C의 엇갈린 운명

오래전부터 어머니들의 부엌에서 우렁각시 역할을 해오던 MSG가 이제는 가족을 사랑하는 척도나 착한 식당의 기준이 돼버렸다. 최근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MSG가 몰매를 맞은 뒤로 소비자들은 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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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MSG와 합성비타민C의 엇갈린 운명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오래전부터 어머니들의 부엌에서 우렁각시 역할을 해오던 MSG가 이제는 가족을 사랑하는 척도나 착한 식당의 기준이 돼 버렸다. 최근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MSG가 몰매를 맞은 뒤로 소비자들은 MSG추방운동까지 벌이고 있고 건강에 대한 걱정은 차치하고라도 이름난 장인이나 원조집 맛의 비밀이 결국은 MSG였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MSG가 국민들에게 욕먹는 원인 중에는 화학제품 같은 이름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MSG와 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은 모두 화학식 이름이다. MSG를 만들 때 사용되는 원재료는 다시마나 사탕수수원당이다. MSG는 이를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천연에서 출발했어도 중간에 화학반응을 거치기 때문에 천연조미료가 아닌 '화학조미료'나 '합성조미료'로 불리는 것을 억울해 할 이유는 없다.

MSG는 '모노소디움 글루타메이트(Monosodium Glutamate)'의 약칭이다. 1908년 일본 화학자가 다시마에서 추출된 글루타민산과 수산화나트륨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글루타민산과 나트륨이 결합된 결정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고도 부른다.

MSG는 합성이지만 글루타민산은 천연원료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MSG에 들어있는 글루타민산은 천연이다. 이 글루타민산은 자연계 식품에도 들어 있는 흔한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우리 몸에도 들어있다. 하지만 왜 나트륨이 결합돼 있는 상태에서는 문제가 부각되는지 MSG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물론 MSG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69년 동물실험결과 MSG가 뇌신경조직을 파괴하는 민감성을 보이고 발육부진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1978년에는 우울증과 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이 된다고도 했다. 중국음식에 많이 들어가는데 중국음식을 먹고 나타나는 두통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적당한 양은 건강상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비타민C 함유제품은 '합성'을 이용한다. 대다수 학자들은 합성비타민은 천연비타민과 화학적인 구조와 분자구조식이 같아 효능도 같다고 말하지만 실제 우리 몸속에서 작용하는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특히 천연비타민C에는 여러 가지 식물성영양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컨디션으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비타민C는 원래 이름이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이고 화학식은 C14H16O14이다. 만일 합성비타민C를 '화학적 합성물질 아스코르빈산, C14H16O14'이란 이름으로 불렀다면 합성비타민C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MSG를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름에서도 화학물질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이미 '노시보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노시보효과는 가짜약을 통해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MSG가 첨가된 음식물을 먹고 두통을 경험할 가능성은 'MSG가 72시간 후 두통을 일으킨다'는 포스트를 읽은 후 훨씬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담담하고 순(順)한 맛보다는 기름지고 자극적이며 역(逆)한 맛을 선호하고 있다. 이 책임은 비단 MSG 때문만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인공합성식품첨가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역시 우리 식탁은 MSG 하나만을 퇴출시킨다고 자연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합성물질인 MSG가 식탁에서 퇴출되는 것은 필자도 환영이다. 하지만 괜한 걱정은 오히려 없는 병도 만들게 된다.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조금씩 바꿔나가면 되는 것이다. 특히 자신과 어린아이들의 입맛을 바꿔나가야 한다. MSG사태는 우리의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앞으로라도 조금씩 자연의 맛을 찾아가는 건강한 슬로우 푸드(Slow food)의 시대를 기대해 본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2013.07.17

/ 2022.03.0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