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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총명(聰明)의 실체는 귀와 눈에 있다 (2022.03.06)

푸레택 2022. 3. 6. 11:08

[웰빙의 역설] 총명(聰明)의 실체는 귀와 눈에 있다 (daum.net)

 

[웰빙의 역설] 총명(聰明)의 실체는 귀와 눈에 있다

갑자기 정신이 멍하거나 혹시 치매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면 귀지를 파보길 권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귀지를 제거했더니 치매증상이 개선되더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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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총명(聰明)의 실체는 귀와 눈에 있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갑자기 정신이 멍하거나 혹시 치매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면 귀지를 파보길 권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귀지를 제거했더니 치매증상이 개선되더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했더니 깔때기처럼 큰 귀지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은 잘 듣지를 못하기 때문에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일본노년의학회에서 발표된 것으로 건망증 등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노인환자들 중에 귀에 큰 귀지가 있는 30명을 선정해서 귀지 제거 전후의 청력과 인지능력을 평가했더니 귀지 제거 후에 청력과 인지능력이 모두 향상됐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문장을 통한 이해능력도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이와 비슷한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노인성 난청환자에게 보청기를 착용하게 했더니 인지능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소리가 중요한 것 같다. 일단 들을 수 있느냐와 소리를 듣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느냐다. 실제 상대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는다는 것은 의사소통뿐 아니라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난청은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문제다. 이어폰을 끼고서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습관 때문이다. 바로 시끄러운 소리로 인한 소음성 난청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서도 질문을 하면 바로 대답을 못하고 "네?"하고 되묻는 청소년들이 있다.

 

과거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군대에서 사격을 많이 해서 생겼던 소음성 난청이 청소년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귀를 모두 덮는 이어폰보다 귀안에 끼워 넣는 이어폰의 소리가 바로 직접적으로 청세포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손상이 심하다. 또 조용한 실내가 아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소음보다 더 큰 소리(아마도 90데시벨 이상)로 음악을 듣는 것도 문제다.

 

소음성 난청이 환자들은 특징이 있는데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지고 누군가 불러도 듣지를 못한다. 듣는다하더라도 뚱딴지처럼 딴 소리를 하게 되고 TV소리도 아주 크게 해서 듣는 습관이 있다. 또 자신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가까이에 있는데도 무안하게 큰 소리로 말한다.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는 학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의사소통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학습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난청으로 인해 노인이 돼서 치매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어폰으로 음악 좀 듣는다고 너무 걱정하는 것 같지만 난청은 인지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농후하다.

 

인지능력이 좋다는 말은 다른 말로 총명하다는 것이다. '총명하다'의 사전적인 의미는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다'라고 해석된다. "그 놈 참 총명하게 생겼네"하면 '말귀를 잘 알아듣고 빠릿빠릿하게 행동한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이 총명(聰明)이라는 한자의 총(聰)자는 바로 귀가 밝다는 의미이고 명(明)자는 눈이 밝다는 의미이다. 즉 귀가 잘 들리고 눈이 잘 보이면 '총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한의서에는 총명(聰明)대신에 이목총명(耳目聰明)이란 말도 많이 사용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도 역시 "귀와 눈이 양기를 받으면 총명해진다"고 했다. 총명함의 실체가 바로 귀와 눈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의서에서 제시하는 건망증이나 치매를 치료하는 처방들을 보면 눈을 밝게 하고 귀가 잘 들리게 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들로 구성돼 있다.

 

눈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먼 곳을 응시하는 곳이 좋다. 몽골사람들의 시력은 평균 4.0이라고 하는데 드넓은 평야에서 먼 곳에 보이는 작은 물체를 보는 습관이 눈을 밝게 하는 것이다.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연 속의 풀벌레 소리나 바람소리가 아니라 속상하긴 하지만 도심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 있을 지라도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과거 양생법에는 '귓볼을 자주 만져주고 쓰다듬어 주면 귀가 밝아지고 오래산다'고 했다. 과거에 오래산다(장수=長壽)는 표현은 건강하게 산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귓볼을 쓰다듬어 주고 귀를 후벼 준다면 당신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다면 귀 안을 들여다보자. 귀는 당신을 총명하게 해 줄 것이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2013.07.10

/ 2022.03.0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