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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정말 오른쪽은 옳고 안정적일까? (2022.03.06)

푸레택 2022. 3. 6. 10:43

[웰빙의 역설] 정말 오른쪽은 옳고 안정적일까? (daum.net)

 

[웰빙의 역설] 정말 오른쪽은 옳고 안정적일까?

일상에서 보면 간혹 방향과 위치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절을 할 때의 손의 위치부터 옷고름의 방향, 회식 때 상석(上席)까지 위치를 놓고 말이 많다. 3~4명이 자동차를 탈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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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정말 오른쪽은 옳고 안정적일까?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일상에서 보면 간혹 방향과 위치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절을 할 때의 손의 위치부터 옷고름의 방향, 회식 때 상석(上席)까지 위치를 놓고 말이 많다. 3~4명이 자동차를 탈 때도 가장 연장자 자리를 놓고 설왕설래 할 때가 많다. 방향과 위치는 실제로 물리적인 영향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좋은 쪽과 나쁜 쪽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것은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른쪽과 왼쪽이다.

영어에서 오른쪽을 의미하는 'Right'는 '옳은, 맞는, 제대로 된'이란 의미가 있다. 우리말도 '옳은'과 '오른'은 발음이 비슷하다. 그래서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한다. 반대로 왼손의 '왼'의 어원인 '외다'는 '쓰기에 불편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있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오른쪽은 편리하나 왼쪽은 불편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우(右)라고 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좌(左)라고 한다.'는 정의가 나온다. 좌(左)자는 회의문자로 왼손(屮)으로 도구(工)를 가지고 오른손이 하는 일을 도와준다는 의미로 풀고 있다.

또 오른쪽은 높고 왼쪽은 낮다는 의미가 있어서 조선시대 양반은 오른쪽, 상민은 왼쪽으로 다녔다고 한다. 왼쪽이 '낮은'이란 의미로 사용되는 한자로 좌천(左遷)이 있다. 정치에서도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역사적으로 진보세력을 좌파로 보수세력을 우파로 부르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오른쪽은 '안정적인'이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좌우의 개념이 항상 오른쪽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주역에서는 왼쪽을 양으로, 오른쪽을 음으로 설정했다. 군주는 북쪽을 등지고 남면(南面)하는데 군주를 중심으로 좌측에서 해가 뜨기 때문에 좌측이 양이 된다. 양은 보다 귀한 것이고 음은 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다.

신하들이 임금을 알현할 때 보면 좌의정은 임금을 중심으로 왼쪽, 우의정은 오른쪽이다. 신하대신들의 높은 순서로 보면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높은 직급이다. 임금을 중심으로 양(陽)의 방향인 좌측을 높은 자리로 여겼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임금을 중심으로 봤을 때이고 신하들을 중심으로 봤을 때는 좌의정의 위치는 오른쪽이다. 관찰자의 시점을 바꾸면 반대가 된다. 누군가의 오른쪽은 누군가의 왼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좌우(左右)와 마찬가지로 동서(東西)도 비슷하다. 과거에 해는 숭배의 대상으로 해가 떠오르는 동쪽은 귀한 쪽이 된다. 그래서 그런지 귀인(貴人)은 대부분 동쪽에 있다고 한다. 성경에 나오는 '에덴의 동쪽'은 결국 화해와 평화가 싹트는 곳으로 역사가 시작되는 곳이고 동방박사들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동쪽에서 별을 보고 찾아왔으며 달마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동쪽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한약재를 수치(修治)하는 황톳물은 동쪽방향으로 흐르는 물이 가장 기운이 좋다고 한다. 음력 6월 보름은 유두(流頭)라는 절기인데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 감고 목욕하면 액을 물리친다고 했다. 이처럼 동쪽은 밝고 길(吉)하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필자의 이름도 '동쪽으로 흐르는 강'이란 의미로 '동하(東河)'다.

남쪽도 좋은 쪽으로 인식된다. 지리적으로 북쪽은 춥고 어두운 곳이고 남쪽은 따뜻하고 밝은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집도 볕이 잘 드는 남향집이 최고로 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적도지방에서는 의미가 없고 심지어 호주와 같은 남반구에서는 반대가 된다. 역시 동쪽도 누군가에게는 서쪽지역이 될 수 있다.

원래 오른쪽과 왼쪽, 동서남북은 없었다. 다만 인간이 편의를 위해서 방향에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 옛 말에 음양(陰陽)은 균형이 잘 맞고 기운이 사통팔달(四通八達)해야 건강하다고 했다. 이 말의 의미는 좌우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고 한쪽 방향에 치우침이 없이 동서남북, 상하좌우로 고루 통해야 좋다는 것이다. 오른쪽은 있어도 옳은 쪽은 없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ㅣ경향신문 2013.06.12

/ 2022.03.0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