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시조] 엊그제 덜 괸 술을 - 김천택(金天澤)
엊그제 덜 괸 술을 질동이에 가득 붓고
설데친 무우나물 淸麴醬 끼쳐 내니
세상에 肉食者들이 이 맛을 어이 알리요
[뜻풀이]
*엊그제: ‘엊그제’는 ‘어제그제’에서 ‘어제’의 ‘ㅔ’가 줄어든 말로, ‘바로 며칠 전’의 줄임말.
*덜 괸 술: 발효가 아직 다 안된 술. 곧 ‘덜 익은 술’이란 뜻. ‘덜’은 어떤 기준이나 정도가 약하거나 그 이하인 것을 말한다. ‘괸’은 ‘괴다’의 뜻. 술, 간장, 식초 따위가 발효하여 거품이 이는 것을 이른다.
*질동이: 질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질그릇.
*설데친: ‘설’은 ‘덜’과 마찬가지의 뜻으로,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른다. ‘데친’은 ‘데치다’의 뜻으로, 물에 넣어서 살짝 익히는 것을 말한다. 곧 ‘설데친’은 무엇을 충분하지 않게 살짝 익히는 것’을 말한다.
*무우나물: ‘무나물’의 원말. 무를 채 쳐서 삶은 뒤 바로 양념을 하거나 또는 다시 볶으면서 양념을 하여 무친 반찬을 이른다.
*청국장(淸麴醬): 장(醬)의 한가지 음식으로, 삶은 콩을 더운 방에 띄워 반쯤 찧다가 소금과 고춧가루를 넣어 만드는데 주로 찌개를 끓여 먹는 음식. 구수한 냄새가 맛을 더하게 한다.
*끼쳐 내다: 맛이 우러나오게 하다.
*육식자(肉食者): 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
*어이: ‘어찌’를 옛스럽게 이르는 말.
[풀이]
엊그제 덜 익은 술을 질동이에 가득하게 옮겨 담고서, 대강대강 데쳐 낸 무나물에다 맛있는 청국장을 끼얹어서 술안주로 삼으니 더할 나위 없는 맛이로구나! 세상에 고기만 즐겨 먹는 부자들이 어찌 이런 소찬(素饌)의 맛을 알 수 있겠는가?
[지은이]
김천택(金天澤: 1690~?): 자(字)는 백함(伯涵), 또는 이숙(履叔)이며, 호(號)를 남파(南坡)라고 일컬었다. 벼슬은 포도청(捕盜廳)의 포교(捕校)를 지냈을 뿐, 진작부터 창곡(唱曲)을 즐겨, 금객(琴客)인 김성기(金聖器)와, 가객(歌客) 김수장(金壽長)과 더불어 친교가 두터웠다. 영조(英祖) 4년(1728)에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전집(詩調全集)으로 꼽히는 《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 자신도 《해동가요》에 57수(首)를 남겼다. 다만 그는 가창(歌唱)을 위한 노래를 지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음률적(音律的)으로만 다듬어졌을 뿐, 문학작품으로서는 여타의 작가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논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김수장과 더불어 침체되었던 단가(短歌)를 부흥시킨 공적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원문] 일소일빈 (daum.net)
일소일빈
한자는 우리글이다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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