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산이 높다 하되 / 양사언(楊士彦)
泰山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를 높다 하더라
[뜻풀이]
*태산(太山):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명산(名山)이다. 중국에서는 오악(五岳)중의 으뜸인 동악(東岳)이다. 예로부터 왕자가 천명을 받아 성을 바꾸면 천하를 바로 잡은 다음, 반드시 그 사실을 태산(泰山) 산신(山神)에게 아뢰기 때문에, 이산을 높이어 대종(岱宗)이라고도 일컫는다. 높이는 불과 1,450미터이다.
*뫼: 원래는 ‘사람의 무덤’을 이르는 말 이었는데, 무덤을 산과 같이 봉분을 하는 것에서 ‘산(山)’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제: ‘저이’의 준말로, 나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인 ‘저’가 주로 주격 조사나 보격 조사 ‘가’ 앞에서 쓰이는 형태이다. 또한 한자어의 명사 앞에 쓰여, ‘모든’ 또는 ‘여러’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풀이]
태산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하늘 아래에 있는 산이로다. 그러므로 누구나 오르고 또 올라가면 산꼭대기에 못 올라갈 리가 없는데, 사람들은 올라가 보지도 아니하면서 공연히 산만 높다고들 하더라.
[지은이]
양사언(楊士彦: 1517~1584): 명종대(明宗代) 초서(草書)의 대가(大家)로서, 귀화(歸化)한 몽고인(蒙古人)의 후손(後孫)으로서, 본관(本貫)은 청주(淸州)이다. 자(字)는 응빙(應聘)이고, 호(號)는 봉래(蓬萊) 또는 해용(海容)이라 하며, 시문(詩文)에도 뛰어난 바 있었다. 금강산(金剛山) 만폭동(萬瀑洞) 반석(磐石)에 새겨진 [蓬萊楓岳(봉래풍악) 文化洞天(문화동천)]의 8자(字)는, 그의 유필(遺筆) 이다. 안평대군[安平大君: 세종(世宗)의 제3남(第三男)], 김자암(金自菴), 한석봉(韓石峯)과 더불어 이조 초기(李朝初期)의 사대명필(四大名筆)이라 일컫는다.
[참고]
태산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일컬어진다. 이 산을 밑에서 치어다 보고 겁이 나서 미리 집어 치우고 만다면 영원히 산에 오를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한 발자국 씩 정복해 가는 사람은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되어 천하를 굽어보게 될것이라는 것이다. 이 시조는 이와 같은 등산의 원리에 기탁하여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이, 이상을 위하여 도전하고 전진할 때에 소망을 이룩할 수 있고, 처음부터 체념하고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무런 성취도 없을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조는 평범 하지만 만인의 교훈이 될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널리 읊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시조] (36) '청초 우거진 골에' 임제(林悌) (0) | 2021.11.16 |
---|---|
[고시조] (35) '고산 구곡담을'(일곡-구곡) 이이(李珥) (2021.11.16) (0) | 2021.11.16 |
[고시조] (33) '청산은 어찌하여' 이황(李滉) (2021.11.16) (0) | 2021.11.16 |
[고시조] (32) '삼동에 베옷 입고' 조식(曺植) (2021.11.16) (0) | 2021.11.16 |
[고시조] (31) '마음이 어린 후이니' 서경덕(徐敬德) (2021.11.16) (0) | 2021.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