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마음이 어린 후이니 / 서경덕(徐敬德)
마음이 어린 後l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萬重雲山에 어느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다 하노라
[뜻풀이]
*어린: 어리석은.
*후(後)―니(휘니): 한문투에서 뒤따르는 서술(敍述) 토이다. ‘휘니’로 읽는다.
*만중운산(萬重雲山): 겹겹이 구름에 싸인 산 속.
*오리마는: ‘오리요마는’의 준말.
*행여(幸餘): 요행으로.
*긘가: ‘그것인가’의 준말. 여기에서는 ‘그 이인가’의 뜻이다.
[풀이]
내 마음이 어리석고 보니, 내가 하는 일은 모두가 어리석기만 하구나. 구름이 겹겹이 싸인 이 깊은 산중에 그 누가 나를 찾아올까 보냐마는, 그래도 낙엽지는 소리나 바람 소리만 들려도, 혹시 요행으로 그 분이 아닌가 하면서 창밖을 내다보곤 한다.
[지은이]
서경덕(徐敬德: 1489~1546): 중종(中宗)때의 거유(巨儒)이며, ‘물질불멸론(物質不滅論)’을 주장하던 대철학자(大哲學者)이다. 자(字)는 가구(可久),호(號)는 복재(復齋)이나, 세상에서 그를 높이어 화담선생(花潭先生)이라 불렀다. 당진(唐津) 사람으로 개성(開城)에서 태어나 18세 때, 《대학(大學)》을 읽다가 ‘격물치지(格物致至)=사물(事物)의 이치를 깨치고나서 나의 지식을 다갖추게 된다’라고 하는 구절에서 크게 깨우친 바가 있어, 우주(宇宙)의 진리를 탐구하고자 순전(純全)한 독학(獨學)으로 일생을 철리탐구(哲理探究)에 바치었다.
만년(晩年)에는 한 때 벼슬길에 나아갔었으나, 곧 버리고 개성(開城)으로 돌아가 화담(花潭) 서간정(逝間亭)에서 자연을 벗삼으며 이기학(理氣學)등의 저술(著述)을 남기었다. 송도삼절[松都三絶: 화담선생(花潭先生)·황진이(黃眞伊)·박연폭포(朴淵瀑布)]의 으뜸 이라고, 황진이(黃眞伊)가 화담선생께 일석(一席)을 양보했다는 일화(逸話)도 전해진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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