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2)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탁
春山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데 없다
적은 덧 빌어다가 불리과저 머리 위에
귀밑에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 뜻 풀이
*春山(춘산): 새싹이 움트는 봄철의 산.
*건듯: 그다지 마음을 기울이지 않고서 대강 추려서. 빠르게. 얼핏.
*적은 덧: 덧은 매우 짧은 사이. 잠깐 동안. 잠시
*불리과저: 불리고자. 불게 해 보고 싶다.
*해묵은: 한 해 또는 여러 해를 넘긴. 여러 해가 된.
*서리: 서릿발같이 희어진 머리카락.
[풀이]
산에 쌓였던 겨울 눈을 말끔히 녹여내고,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게 한 봄바람이 한동안 불더니만, 어느새 온데 간데 없네. 그 봄바람을 잠시만 빌어다가 이 늙은 머리 위로 불게 해 보고 싶구나. 그리하여 벌써 여러 해가 된, 귀 밑의 서릿발 같은 희여진 머리카락을 눈녹이듯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만.
◇ 지은이
우탁(禹倬, 1262~1342)
고려조 충선왕, 충숙왕때의 현신(賢臣)이며 성리학자이다. 본관은 단양(丹陽)이며, 字(자)는 천장(天章). 향공진사(鄕貢進士) 천규(天珪)의 아들이다. 등과(登科)하여 영해사록(寧海司錄)이 되었는데, 고을에 팔령(八鈴)이라는 요사스런 사당이 있어 매우 민심을 현혹시키므로 이를 부셔 바다에 띄워 버렸다.
벼슬이 올라 감찰규정(監察糾正)이 되었을 적에, 충선왕(忠宣王)이 숙창원비(淑昌院妃)를 공(公)에게 내리므로, 공은 흰 옷을 입고 도끼를 들고 곧장 대궐로 들어가 직간(直諫)하니, 근신(近臣)이 모두 그를 두려워 했고, 왕 또한 심히 부끄럽게 여겼다 한다.
성균관좨주치사(成均館祭酒致仕)로서 벼슬을 마치고 예안현(禮安縣)에 물러나 있음에, 충숙왕(忠肅王)이 그의 충의심(忠義心)을 가상히 여겨 벼슬길에 다시 나오기를 여러 차례 권했건만, 공(公)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원(元)나라에서 공(公)이 처음으로 주역(周易)을 들여 왔으므로 역동선생(易東先生)이라 일컬었으며, 성리학이 우리나라에 퍼지게 됨은 공(公)으로부터 비롯하였다.
/ 2021.11.05 옮겨 적음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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