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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세계 5대 건강식품’에 담겨진 이야기 (2021.08.28)

푸레택 2021. 8. 28. 20:33

■ ‘세계 5대 건강식품’에 담겨진 이야기 /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누구 마음에나 간직돼 있는 소망이다.  그래서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 국가나 인종에 구분 없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건강식품은 우리가 일상 식생활에서 대하는 식품들 중 건강의 유지와 증진에 효능이 있는 식품을 일컫는 말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평소 어떤 음식을 선택해 먹을 것인지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건강식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2006년 미국의 권위 있는 건강전문지인 ‘헬스(The HEALTH)’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한국의 ‘김치’를 비롯해 일본의 ‘낫토’, 인도의 ‘렌틸콩’,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 식품들은 어떤 특성과 효능 지니고 있어 선정된 것일까. 

한국의 고유 전통음식인 김치는 소화 및 배변활동 촉진, 암 예방, 혈당과 콜레스테롤 감소, 면역력 증강, 체지방 분해 등 건강 유지에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어 최우수 건강식품으로 선정됐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CODEX)’에서 국제식품으로 인정받았으며, 현재 세계적인 건강 기호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렇게 몸에 좋은 김치의 유일한 단점은 재료인 배추나 무를 소금에 절여 만들기 때문에 나트륨(Na)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의 전통 식품인 낫토는 뇌 발달에 필요한 글루타민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과산화지질 형성을 억제해 세포의 노화를 늦추어주고, 암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청국장과 비슷한 발효식품인 낫토는 냄새가 독특하고 숟가락으로 뜰 때 실타래처럼 끈적끈적하게 늘어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렌틸콩은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고 노화 지연에 효과가 있으며, 임산부에게도 효능이 있이 선정됐다. 검은 렌틸콩에는 단백질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무기염류인 아연의 함량이 다른 콩보다 두 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의 음식에 빠지지 않고 첨가되는 렌틸콩은 녹두와 비슷한 모양의 마른 콩으로 인도에서는 ‘달(dal)’이라고 부른다. 

올리브유는 항산화 물질 및 심장 건강에 좋은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심장마비, 뇌출혈, 유방암, 알츠하이머 등의 예방에 효과적이며, 통증을 완화해주는 효능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은 올리브유 제품에 ‘심장건강 향상 효과’ 명기를 허용해주기도 했다. 스페인산 올리브유가 선정된 이유는 올리브나무 재배의 최적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는 스페인에서 엄격한 유기농법을 이용해 생산한 올리브가 최상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요구르트는 면역체계와 뼈 조직을 강화해주고, 항암 효과가 높으며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요구르트는 장을 튼실하게 해주며, 체중감소에도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수천년 동안 그리스인들의 건강에 디딤돌이 되어온 진한 크림 형태의 그리스식 요구르트는 살균 공정을 거친 우유에 다른 첨가물 없이 유산균을 순수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진정한 웰빙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콩 식품으로 일본의 낫토와 인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렌틸콩이 선정됐는데, 우리는 평소 일본인이나 인도 사람들보다 콩 식품을 더 즐겨 먹고 있다. 그 실례로 콩을 재료로 만든 발효 메주를 이용해 담근 된장과 고추장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밥에는 검정콩은 물론 완두콩, 강낭콩 등은 물론 팥도 넣어 해 먹으며, 콩을 그냥 볶아서 먹기도 한다. 스페인의 올리브유가 선정됐지만 우리는 평소 참기름, 들기름 그리고 콩기름도 즐겨 먹고 있다. 이렇게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제외한 나머지 식품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전통 식품들과 연관성이 높다는 사실로부터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식단 관리가 매우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음식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며, 생명의 유지와 건강한 삶의 바탕에 건강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을 상기하며, 5대 건강식품에 대한 상식을 기반으로 나와 가족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바른 식습관을 길들여보자. 

글=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서울대 생물교육학과, 서울대 대학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