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시인] '가을바람', '여름 끝자락', '화분', '감자', '별들의 쇼' 김동인 (2021.08.22)

푸레택 2021. 8. 22. 22:36

?? 가을바람 / 김동인 (김정인)

가을빛 받아
아롱한 푸른 호수에
붉은 잎 하나
배 띄우련다
머물 수 없는 철새처럼
잠 못 이룬 향연의 밤
쓸쓸히
산등성을 붉게
휘감아 놓고
홀로 채우는 빈잔
새벽 종소리
사무치는
저린 외로움

?? 여름 끝자락 / 김동인 (김정인)

화관을 쓴
진한 자색 나팔꽃이
담벼락에 기대어
여름 끝자락을 잡는다
여름비 맞으며
꽃잎을 파르르
어찌할 수 없는
문턱 앞에
결국
화관을 내린다

?? 화분 / 김동인 (김정인)

물을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나무라서
가을이 두려운 것은
겨울이 오고 있음을
흙이 얼고
뿌리가 어는 이 고통
화분 속 꽃들
목마름의 연가
울며 시집가는 여인처럼
화려하지만 슬픔 속에 있는것
우린 안다
차라리 민들레 홀씨 되어
바람 타고 날아 갔으면

?? 감자 / 김동인 (김정인)

빗물을 먹고
흙을 먹고
캄캄한 땅 속
우직히 감자가 익어간다
머리칼과 흰 머리핀만
내어놓고는
아무 일 없는 듯
견디고 버티고
오직 하지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내가,
엄마 뱃속에 열 달 있을 때
우직히 참으신 어머니

?? 별들의 쇼 / 김동인 (김정인)

캄캄한 밤 하늘
펼쳐진 별들의 쇼
아름다운 빛으로
제 몸을 밝힌다
지구인처럼
더 큰 별이 되려고
더 빛나는 별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저마다의 밝기로 빛나고 있을 뿐

ㅡ 이천에서 보내온 봄비 김동인의 詩

/ 2021.08.22(일)


https://youtu.be/pZuW2CV0mXY

https://youtu.be/WJCk35xzHFM

https://youtu.be/AJsUIWiC4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