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여름' 임영준, '여름방학' 나태주, '사랑' 안도현 (2021.07.30)

푸레택 2021. 7. 30. 11:58

■ 여름 / 임영준

작열하는 태양이
축복으로 느껴진다면
만끽할 수 있다

세찬 장대비 속
환희를 안다면
누릴 자격이 있다

노출이 자랑스럽고
자연에 당당하다면
깊게 빠진 것이다

풀밭에 누워
별들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즐길 줄 아는 청춘이다

■ 여름방학 / 나태주

여름방학 때 문득 찾아간
시골 초등학교

햇볕 따가운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 없고
일직하는 여선생님의 풍금 소리

미루나무 이파리 되어
찰찰찰 하늘 오른다

■ 사랑 / 안도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 2021.07.30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