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걷고 또 걷고 기차를 타고

[섬여행] 인천 영종도 삼목항 '괭이갈매기' (2021.07.24)

푸레택 2021. 7. 24. 22:32

 

 

 

 

 

 

 

 

 

 

 

 

 

 

 

 

■ 인천 신시모도 삼형제섬 2차 답사 (1)

일시: 2021.07.24(토)
장소: 인천시 중구 영종도 삼목항
참가자: 이○재, 김○빈, 황○만, 김○택

코스: 마곡나루역~운서역~삼목항~신도항~신도~신도시도연도교~시도~노루매기~시도모도연도교~모도 박주기(박주가리)~모도리 해안 둘레길~모도 배미꾸미 해변~모도 배미꾸미 조각공원~시도 수기해수욕장~신도항~삼목항~을왕리해수욕장~운서역~마곡나루역

?? 선착장 사람들 ‘우도에 가십니까 1’ / 이생진 ??

1
갯바위에 앉아 가사리를 뜯는 여자
산언덕 기울어진 밭에서 김매는 여자
우도 선착장에 내리면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배에서는 엉뚱하게
‘목포의 눈물’이 쏟아진다
선착장 사람들은 들리니까 듣는다
그러다가 따라서 부르는 이도 있다
우체국 집배원을 마지막으로
배는 ‘목포의 눈물’이 다 쏟아지기 전에 떠난다
우도의 눈물도 많을텐데
하필이면 왜 ‘목포의 눈물’인가
아무도 따지지 않아서 노래는 공평하다
이난영이 제주도에 와서 눈물을 쏟은 것을 아는지
내가 말하마 난영은 이런 사람이라고 내가 말하마

2
바다가 보이는 목포 양동 움막집에서 눈물의 공주로 태어난 난영은 날때부터 가난했다. 주정이 심한 아버지는 매일 술이고, 어머니는 눈물로 세월을 닦았다. 난영이 열살 때 어머니 집을 나가 난영은 오빠랑 목화공장에서 일하며 울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 찾아 제주도로 건너온 난영, 극장집 아이를 업고도 흥얼흥얼 노래로 울었다. 극장 주인이 난영의 노래에 반해 그녀를 연극 막간 가수로 내세웠는데 이것이 그녀를 운명의 가수로 만든 것이다. 다음엔 삼천리가극단 단원이 되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OK레코드 사장에게 인정받고 작곡가 손목인에게 소개되어 드디어 노래의 여왕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제주는 난영의 인생 가교란다. 이난영이 1969년에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목포의 눈물'은 아직 떠나지 않고 이 항구 저 항구 떠돌며 난영을 찾고 있단다.

3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하며 울고 있단다

△ 이생진 시인

192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93세(만91세). 서울 보성중학교(普成中學校) 교직을 끝으로 평생을 바다와 섬으로 떠돌며 시를 써 왔다.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1996년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 문학상을, 2002년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 시인상을, 2001년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제주도 명예 도민증을 받았다.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바다에 오는 이유》, 《섬에 오는 이야기》, 《섬마다 그리움이》, 《개미와 배짱이》, 《먼 섬에 가고 싶다》, 《하늘에 있는 섬》 등 주로 섬에 관한 시를 많이 썼다.

이생진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섬 시인이다. “섬은 내게 시를 쓰게 한다. 섬에 가면 모두 시를 읊어준다. 섬 자체가 시다.”라고 말하는 이생진 시인. 그는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이자 방랑 시인이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특히 좋아한 이생진 시인은 가난 때문에 문학, 그중에서도 시를 택했다. 그리고 평생 우리나라 3,000여 개 섬 가운데 1,000여 곳에 수첩과 화첩을 들고 가 고독을 자양분으로 시를 낳았다.

걸으면서 기록하는 현실감이 좋아 바다를 끼고 하루 종일 걸으며 “천혜의 고독을 행복으로 옮겨놓는 고행”을 해온 시인은 시집 38편뿐만 아니라 산문집도 두 편을 펴냈다. 첫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시인의 방랑에 늘 함께한 수첩과 화첩에 고스란히 기록된 고독의 기록이다. 시로 떠오르면 시를, 산문으로 떠오르면 산문을… 온 세상이 시의 세상인 시인에게는 산문도 시다.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에는 문학 하는 즐거움, 인생의 종점까지 함께한 시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시를 통해 얻은 삶의 맛과 같이 구순 시인이 아니면 누구도 섣불리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백하게 꺼내 놓는다. 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이생진 시인의 인생 본질에 맞닿은 이야기가 20년 세월을 뛰어넘어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에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섬의 기운이, 구순 시인이 사랑한 시가 자연스럽게 마음의 숲을 무성하게 채워 주리라.

/ 2021.07.24 사진 촬영=김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