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배웠다 / 마야 안젤루
나는 배웠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오늘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삶은 계속 된다는 것을
내일이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궂은 날과 잃어버린 가방과 엉킨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이 세 가지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당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하든
그들이 당신 삶에서 떠나갔을 때
그들을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삶은 때로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양쪽 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 다시 던져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갖고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대개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날마다 손을 뻗어 누군가와 접촉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따뜻한 포옹,
혹은 그저 다정히 등을 두두려 주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 당신이 한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결코 잊지 않는다는 것을
[출처] 마음 챙김의 시 (수오서재, 2020년)
☆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1928~2014)는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와 오프라 윈프리가 멘토로 꼽는 마야 안젤루는 토니 모리슨, 오프라 윈프리 등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
■ 유트족 인디언의 기도 / 작자 미상
햇빛 속에 고요히 머무는 풀잎을 통해
대지는 내게 침묵을 가르쳐 주네
옛 기억으로 고통받는 바위를 통해
대지는 내게 고통을 가르쳐 주네
겸허하게 활짝 핀 꽃을 통해
대지는 내게 겸허함을 가르쳐 주네
어린것을 안전하게 돌보는 어머니를 통해
대지는 내게 보살핌을 가르쳐 주네
홀로 서 있는 나무를 통해
대지는 내게 용기를 가르쳐 주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나뭇잎을 통해
대지는 내게 떠남을 가르쳐 주고
봄이면 싹을 튀우는 씨앗을 통해
대지는 내게 부활을 가르쳐 주네
자신의 생명을 잃고 녹아내리는 눈을 통해
대지는 내게 자신을 버리는 법을 가르쳐 주네
비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마른 들판을 통해
대지는 내게 친절을 기억하는 법을 가르쳐 주네
■ 비 오는 날의 기도 / 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변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를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 2021.07.17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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