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그리움의 시.. '강가에서' 이형기, '그리운 이름' 박우복, '그리움 하나 있네', 정유찬 '그립다는 것은' 이정하 (2021.07.04)

푸레택 2021. 7. 4. 13:13

?? ‘그리움’ 명시 감상 ??

■ 강가에서 / 이형기

물을 따라
자꾸 흐를라치면

네가 사는 바다 밑에
이르리라고

풀잎 따서
작은 그리움 하나

편지하듯 이렇게
띄워 본다

■ 그리운 이름 / 박우복

꽃이 피는 날에는
그 이름을 부르지 말자
꽃잎 속에 핀 얼굴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이름까지 부르면
그리운 마음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 버릴 것 같아
봄볕에 앉아 외로움을 엮는다

■ 그리움 하나 있네 / 정유찬

하늘을 봐도
나무를 봐도
울컥 솟아오르는
그리움 하나 있네

그리움으로 시를 써
바람에 부치고
남은 그리움으로
그림을 그려
하늘에 걸었네

그러니 세상이
온통 그리움이네

봄, 여름 지나
가을 가고
겨울이 와도

언제나 내게는
아름다운 느낌으로
그리움 하나
커지고 있었네

■ 그립다는 것은 / 이정하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네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너를
샅샅이 찾아내겠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것이다

/ 2021.07.04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