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시인] '행복 줍기', '우리의 인생', '사랑이란', '인생무상' 봄비 김동인 (2021.06.30)

푸레택 2021. 6. 30. 10:44

■ 행복 줍기 / 김동인

행복은
내가 찾아가는 것일까?
기다리면 만나는 것일까?
행복하다 느끼는 그 순간
마법처럼
누군가 나의 행복을 빼앗아 가지
그리곤
행복을 가지고 도망치다
버거워 떨어뜨리고 말지
주인 없는 행복이 다니다가
내게로 오기도 하고
네게로 가기도 하고
간절히 원하는 곳에 머물기도 하지
주위를 잘 둘러보면
마법사가 놓친 행복이 있지
발견하면
눈치보지 말고 얼른 주어
그 행복 니 꺼니깐
행복은 줍는 거 아닐까?

■ 우리의 인생 / 김동인

싹이 나고 잎이 돋아 나무가 되고
장성하여 꽃이 피고 열매 맺으니
가을 지나 가지 위엔 눈이 쌓였네

나무의 일년살이가 우리네 인생 같고
꽃 피고 열매 맺은 뜨거운 열정보다
앙상한 가지 위에 눈꽃이 아름다워라

넉넉한 인자함이 무르익은 가을 같고
꽃이 지고 열매진 자리 이제사 아무니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무는 돌아오는 봄을 기다리나
우리네 인생은 저 천국을 사모하네
뜨는 태양은 지는 석양을 알지 못하네

■ 사랑이란 / 김동인

소나기 주룩주룩 내리는 날
옷도 젖고 가방도 젖고
우산이 없으니 비 맞는게 당연지사
작은 걸음 부지런히 재촉해야
집까지는 사십여분 거리
저 멀리 빗속에 누가 뛰어오네
두 손엔 우산을 들고
비 맞은 나를 톡톡 다독이신다
울 엄마
춥지, 얼른 가자! 하신다
날 걱정하는 울엄마였지
사랑이란
천번을 말해도 소용 없지
비 오는 날 날 위해 뛰어와 주는 것
그게 진짜 사랑이지

■ 인생무상 / 김동인
(천국에 소망을 두다 )

귀하다 태어난들
엄마 뱃속이 그리운 날 오고
이 세상 태어나던 날에
고통과 함께 태어났으니
응애하고 울던 그날
세상의 아픔을 이미 알아버렸네
두 눈에 세상 것이 보일 때 쯤
탐욕과 거짓이 나를 괴롭게 했고
인생의 매서운 고뇌와 역경을
맨몸으로 맞서던 사투의 날들
지친 몸 겨우 일으켜 가자 하니
사막의 모래바람 견딘 선인장처럼
메마르고 날선 가시의 내 모습
목마름의 세월에 묻혀진 옛 꿈들
세상은 허망한 바람의 덫들 뿐이네
하얀 백발 굽은 허리 곧추 세워
내 나이 얼마인고 하늘에 묻고는
이 한 몸 누울 자리 어디인고
나 돌아가 묻힐 곳은 어디인고 하리니
인생 덧없어라 인생 덧없어라
바람에 날리우는 이 한 줌 흙이
이 땅에 파란만장 살다간
옛 조상의 조로인생들 아닌가

(2021.07.25 일부 수정함)

ㅡ 이천에서 보내온 봄비의 詩

/ 2021.06.30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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