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도 열매 익어가는 섬마을 풍경 (4)
△ 일시: 2021.06.12(토)
△ 장소: 옹진군 신도·시도·모도 삼형제섬
운서역(공항철도) 1번 출구→삼목항(三木港) 선착장→세종해운 매표소(2,000원)→페리호 승선→신도(信島) 선착장→신도바다역→신도 농어촌길→구봉산→시도 연도교(連島橋)→시도(矢島)→북도면(北島面) 면사무소→해안누리길(해안삼형제 섬길)→해당화꽃길→시도염전→어촌계갯벌→수기해변(수기해수욕장, 전망대)→노루메기→모도 연도교→해당화나들목 식당→암행어사 이건창 불망비→모도 쉼터 버스 종점→버스 승차→신도 선착장→페리호 승선→삼목항 선착장 도착→택시로 이동(7,000 원)→운서역→공항철도 탑승→마곡나루역 도착
■ 인천 옹진군 신도·시도·모도 삼형제섬 트레킹 (2021.06.12)
오늘은 강원대학교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친구 이건재 박사와 함께 신도·시도·모도 세 섬을 4시간 남짓 트레킹하였다. 이 세 섬은 연도교(連島橋)로 이어져 삼형제섬이라고도 불린다. 신도와 시도, 모도는 행정적으로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 갯벌과 염전, 숲과 기암괴석 등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진 해안누리길과 해당화꽃길을 걸으며 바다내음과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영종도 삼목항(三木港)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불과 10분 만에 신도항 선착장에 도착했다. 오늘 우리는 신도에서 출발하여 시도를 거쳐 모도까지 걸었다. 버스를 타고 모도 종점까지 가서 배미꾸미공원의 조각작품을 감상하고 해안과 숲길을 걸은 후 시도를 거쳐 신도로 트레킹할 수도 있다. 신도바다역과 모도 쉼터 종점 사이를 운행하는 공영버스는 요금이 천원인데 현금 승차만 가능하다.
신도(信島)는 섬 주민들이 착하고 신의가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섬으로 세 섬 중 가장 크다. 구봉산(九峯山)은 신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임도 산책로에는 4km에 걸쳐 진달래와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봄철에는 벚꽃과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구봉산(179.6m) 정상까지는 2.2km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넉넉치 않아 산을 오르지 않고 평화로운 농어촌의 풍광을 감상하며 해안누리길을 계속 걸어갔다.
길가 텃밭엔 무꽃과 당근꽃, 쑥갓꽃, 감자꽃, 방풍나물꽃이 피어있다. 앵도나무에는 앵도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고 꾸지뽕나무는 작은 열매를 매달고 있다. 최고급 거문고의 줄은 꾸지뽕나무로 기른 누에에서 뽑은 품질 좋은 명주실로 만드는데 꾸지뽕나무 잎은 뽕잎보다 단단하여 누에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평화로운 신도의 풍경을 뒤로 하고 시도로 넘너가는 연도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도(矢島)는 살섬이라고 불렀는데 고려말 최영 장군과 이성계가 이끄는 군대의 군인들이 강화도 마니산 기슭에서 이곳 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던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도면사무소를 지나 해당화꽃길로 접어들었다. 둑방길인 해당화꽃길에는 해당화 열매가 티없이 맑고 불그레한 어린 아이의 얼굴처럼 곱게 익어가고 있었다. 해당화꽃길 둑방 안쪽에는 천일염을 생산하는 시도염전이 있다. 시도염전에서 나온 소금은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염전도 때가 있는지 오늘은 그저 한가한 모습뿐이다.
해당화꽃길의 바다쪽은 썰물로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갯벌엔 아낙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시도갯벌에서는 바지락·굴·백합 등의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근해에서는 조기·갈치·민어·새우·해삼 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수기해수욕장(秀奇海水浴場)과 시도전망대 쪽으로 가려면 해당화꽃길이 끝나는 길에서 왼쪽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그 길을 지나쳐 버리고 그대로 쭉 한적한 길을 걸어가니 숲과 기암괴석과 바다가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주는 수기해변이 나타난다.
수기해변길에는 해송 또는 흑송이라고도 부르는 곰솔과 군락을 이룬 소사나무가 기암괴석(奇巖怪石)과 바다와 어우러져 한폭의 멋진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변엔 따개비와 굴, 바지락이 다닥다닥 붙은 돌들이 끝없이 깔려 있다. 해무(海霧)가 낀 바다 건너 저 멀리에 강화도가 보이고 마니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바다낚시를 하고 있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더 머물고 싶은 수기해변을 뒤로 하고 한참을 걸어가니 시도에서 모도로 넘어가는 연도교가 나타난다. 곰솔이 우뚝 서있는 노루메기에서 잠깐 쉰 후 연도교를 건넜다. 모도 연도교 아래 물살이 몹시 세다. 연도교 바로 옆에는 또 하나의 다리가 한창 건설 중에 있다. 모도의 이름 유래는 이렇다. 이 섬에서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내리면 물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茅) 뿌리만 걸린다고 해서 ‘띠염’이라고 불렀는데 이름이 한자화 되면서 모도(茅島)가 되었다고 한다.
해안누리길의 끝인 모도 쉼터에 도착해서 ‘해당화나들목’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했다. 오래 걸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때문일까. 모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먹은 소라비빔밥이 젊은 식당주인의 상냥하고 친절함이 보태져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모도의 공영버스 종점 쉼터에는 불망비(不忘碑)가 세워져 있었다. 조선 시대 때 이건창이라는 암행어사가 세금과 부역에 시달리는 이곳 모도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어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불망비를 세웠다고 한다.
오늘은 연도교로 연결된 삼형제섬 신도·시도·모도의 해안누리길을 트레킹하며 멋진 추억을 쌓았다. 구봉산과 바다와 갯벌, 염전, 수기해변, 연도교, 해당화꽃길, 곰솔, 농어촌마을, 바다낚시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이 어우러진 삼형제섬의 한적한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삼형제섬은 산과 바다와 갯벌, 해수욕장, 염전, 해당화꽃길 등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언제든 또 가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섬이다.
괭이갈매기가 삼목항과 신도항을 오가는 정기여객선을 에워하고 멋지고 힘찬 날갯짓을 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은 또하나의 힐링이고 행복이었다. 다행히도 괭이갈매기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텃새이라 언제든 찾아가서 만날 수 있다. 장관을 이루는 괭이갈매기의 멋진 날갯짓을 잊지못해 어느날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이 또다시 삼형제섬을 향할 것만 같다.
[사진] 인천시 옹진군 신시모도 ‘해변누리길’에서 촬영 (2021.06.12)
/ 2021.06.12 글: 김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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