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矢島) 수기해변(秀奇海邊)
인천시 옹진군에 위치한 시도의 수기 해변은 서울 및 수도권 시민들이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해변이다. 시도는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에 있는 총 면적 2.4㎢의 조그만 섬이다. 시도의 수기해변은 유명 해변에 비해 물가가 싸고 한산하기 때문에 가족단위의 야영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수기해변에는 KBS의 인기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이 있던 곳으로 드라마 풀하우스의 주 무대였으나 현재 세트장은 철거되었다. 시도는 신도, 모도와 연도교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자동차를 타거나 걸어서 세 섬을 모두 구경할 수 있다.
[출처] 다음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 그리운 바다 / 이생진 ??
내가 돈보다 좋아하는 것은
바다
꽃도 바다고 열매도 바다다
나비도 바다고 꿀벌도 바다다
가까운 고향도 바다고
먼 원수도 바다다
내가 그리워 못 견디는 그리움이
모두 바다가 되었다
끝판에는 나도 바다가 되려고
마지막까지 바다에 남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다가 삼킨 바다
나도 세월이 다 가면
바다가 삼킨 바다로
태어날 거다
?? 바다를 본다 / 이생진 ??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 선착장 사람들 ‘우도에 가십니까 1’ / 이생진 ??
1
갯바위에 앉아 가사리를 뜯는 여자
산언덕 기울어진 밭에서 김매는 여자
우도 선착장에 내리면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배에서는 엉뚱하게
‘목포의 눈물’이 쏟아진다
선착장 사람들은 들리니까 듣는다
그러다가 따라서 부르는 이도 있다
우체국 집배원을 마지막으로
배는 ‘목포의 눈물’이 다 쏟아지기 전에 떠난다
우도의 눈물도 많을텐데
하필이면 왜 ‘목포의 눈물’인가
아무도 따지지 않아서 노래는 공평하다
이난영이 제주도에 와서 눈물을 쏟은 것을 아는지
내가 말하마 난영은 이런 사람이라고 내가 말하마
2
바다가 보이는 목포 양동 움막집에서 눈물의 공주로 태어난 난영은 날때부터 가난했다. 주정이 심한 아버지는 매일 술이고, 어머니는 눈물로 세월을 닦았다. 난영이 열살 때 어머니 집을 나가 난영은 오빠랑 목화공장에서 일하며 울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 찾아 제주도로 건너온 난영, 극장집 아이를 업고도 흥얼흥얼 노래로 울었다. 극장 주인이 난영의 노래에 반해 그녀를 연극 막간 가수로 내세웠는데 이것이 그녀를 운명의 가수로 만든 것이다. 다음엔 삼천리가극단 단원이 되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OK레코드 사장에게 인정받고 작곡가 손목인에게 소개되어 드디어 노래의 여왕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제주는 난영의 인생 가교란다. 이난영이 1969년에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목포의 눈물'은 아직 떠나지 않고 이 항구 저 항구 떠돌며 난영을 찾고 있단다.
3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하며 울고 있단다
△ 이생진 시인
192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93세(만91세). 서울 보성중학교(普成中學校) 교직을 끝으로 평생을 바다와 섬으로 떠돌며 시를 써 왔다.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1996년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 문학상을, 2002년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 시인상을, 2001년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제주도 명예 도민증을 받았다.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바다에 오는 이유》, 《섬에 오는 이야기》, 《섬마다 그리움이》, 《개미와 배짱이》, 《먼 섬에 가고 싶다》, 《하늘에 있는 섬》 등 주로 섬에 관한 시를 많이 썼다.
■ 수기해변 풍광, 숲과 바다와 기암괴석 (5)
△ 일시: 2021.06.12(토)
△ 장소: 옹진군 신도·시도·모도 삼형제섬
운서역(공항철도) 1번 출구→삼목항(三木港) 선착장→세종해운 매표소(2,000원)→페리호 승선→신도(信島) 선착장→신도바다역→신도 농어촌길→구봉산→시도 연도교(連島橋)→시도(矢島)→북도면(北島面) 면사무소→해안누리길(해안삼형제 섬길)→해당화꽃길→시도염전→어촌계갯벌→수기해변(수기해수욕장, 전망대)→노루메기→모도 연도교→해당화나들목 식당→암행어사 이건창 불망비→모도 쉼터 버스 종점→버스 승차→신도 선착장→페리호 승선→삼목항 선착장 도착→택시로 이동(7,000 원)→운서역→공항철도 탑승→마곡나루역 도착
■ 인천 옹진군 신도·시도·모도 삼형제섬 트레킹 (2021.06.12)
오늘은 강원대학교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친구 이건재 박사와 함께 신도·시도·모도 세 섬을 4시간 남짓 트레킹하였다. 이 세 섬은 연도교(連島橋)로 이어져 삼형제섬이라고도 불린다. 신도와 시도, 모도는 행정적으로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 갯벌과 염전, 숲과 기암괴석 등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진 해안누리길과 해당화꽃길을 걸으며 바다내음과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영종도 삼목항(三木港)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불과 10분 만에 신도항 선착장에 도착했다. 오늘 우리는 신도에서 출발하여 시도를 거쳐 모도까지 걸었다. 버스를 타고 모도 종점까지 가서 배미꾸미공원의 조각작품을 감상하고 해안과 숲길을 걸은 후 시도를 거쳐 신도로 트레킹할 수도 있다. 신도바다역과 모도 쉼터 종점 사이를 운행하는 공영버스는 요금이 천원인데 현금 승차만 가능하다.
신도(信島)는 섬 주민들이 착하고 신의가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섬으로 세 섬 중 가장 크다. 구봉산(九峯山)은 신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임도 산책로에는 4km에 걸쳐 진달래와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봄철에는 벚꽃과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구봉산(179.6m) 정상까지는 2.2km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넉넉치 않아 산을 오르지 않고 평화로운 농어촌의 풍광을 감상하며 해안누리길을 계속 걸어갔다.
길가 텃밭엔 무꽃과 당근꽃, 쑥갓꽃, 감자꽃, 방풍나물꽃이 피어있다. 앵도나무에는 앵도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고 꾸지뽕나무는 작은 열매를 매달고 있다. 최고급 거문고의 줄은 꾸지뽕나무로 기른 누에에서 뽑은 품질 좋은 명주실로 만드는데 꾸지뽕나무 잎은 뽕잎보다 단단하여 누에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평화로운 신도의 풍경을 뒤로 하고 시도로 넘너가는 연도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도(矢島)는 살섬이라고 불렀는데 고려말 최영 장군과 이성계가 이끄는 군대의 군인들이 강화도 마니산 기슭에서 이곳 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던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도면사무소를 지나 해당화꽃길로 접어들었다. 둑방길인 해당화꽃길에는 해당화 열매가 티없이 맑고 불그레한 어린 아이의 얼굴처럼 곱게 익어가고 있었다. 해당화꽃길 둑방 안쪽에는 천일염을 생산하는 시도염전이 있다. 시도염전에서 나온 소금은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염전도 때가 있는지 오늘은 그저 한가한 모습뿐이다.
해당화꽃길의 바다쪽은 썰물로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갯벌엔 아낙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시도갯벌에서는 바지락·굴·백합 등의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근해에서는 조기·갈치·민어·새우·해삼 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수기해수욕장(秀奇海水浴場)과 시도전망대 쪽으로 가려면 해당화꽃길이 끝나는 길에서 왼쪽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그 길을 지나쳐 버리고 그대로 쭉 한적한 길을 걸어가니 숲과 기암괴석과 바다가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주는 수기해변이 나타난다.
수기해변길에는 해송 또는 흑송이라고도 부르는 곰솔과 군락을 이룬 소사나무가 기암괴석(奇巖怪石)과 바다와 어우러져 한폭의 멋진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변엔 따개비와 굴, 바지락이 다닥다닥 붙은 돌들이 끝없이 깔려 있다. 해무(海霧)가 낀 바다 건너 저 멀리에 강화도가 보이고 마니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바다낚시를 하고 있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더 머물고 싶은 수기해변을 뒤로 하고 한참을 걸어가니 시도에서 모도로 넘어가는 연도교가 나타난다. 곰솔이 우뚝 서있는 노루메기에서 잠깐 쉰 후 연도교를 건넜다. 모도 연도교 아래 물살이 몹시 세다. 연도교 바로 옆에는 또 하나의 다리가 한창 건설 중에 있다. 모도의 이름 유래는 이렇다. 이 섬에서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내리면 물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茅) 뿌리만 걸린다고 해서 ‘띠염’이라고 불렀는데 이름이 한자화 되면서 모도(茅島)가 되었다고 한다.
해안누리길의 끝인 모도 쉼터에 도착해서 ‘해당화나들목’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했다. 오래 걸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때문일까. 모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먹은 소라비빔밥이 젊은 식당주인의 상냥하고 친절함이 보태져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모도의 공영버스 종점 쉼터에는 불망비(不忘碑)가 세워져 있었다. 조선 시대 때 이건창이라는 암행어사가 세금과 부역에 시달리는 이곳 모도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어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불망비를 세웠다고 한다.
오늘은 연도교로 연결된 삼형제섬 신도·시도·모도의 해안누리길을 트레킹하며 멋진 추억을 쌓았다. 구봉산과 바다와 갯벌, 염전, 수기해변, 연도교, 해당화꽃길, 곰솔, 농어촌마을, 바다낚시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이 어우러진 삼형제섬의 한적한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삼형제섬은 산과 바다와 갯벌, 해수욕장, 염전, 해당화꽃길 등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언제든 또 가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섬이다.
괭이갈매기가 삼목항과 신도항을 오가는 정기여객선을 에워하고 멋지고 힘찬 날갯짓을 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은 또하나의 힐링이고 행복이었다. 다행히도 괭이갈매기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텃새이라 언제든 찾아가서 만날 수 있다. 장관을 이루는 괭이갈매기의 멋진 날갯짓을 잊지못해 어느날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이 또다시 삼형제섬을 향할 것만 같다.
[사진] 인천시 옹진군 신시모도 ‘해변누리길’에서 촬영 (2021.06.12.토)
/ 2021.06.12 글: 김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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