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 어느날 /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 5월의 시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 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 2021.05.02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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