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
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
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 2021.01.14 편집 택..
youtu.be/t0sN4-Wc-_s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감상] '깊은 맛' 김종제, '마늘촛불' 복효근, '슬픈 음식' 홍관희 (2021.01.17) (0) | 2021.01.17 |
---|---|
[명시감상] '쓴맛에 대하여', '독서법', '늙마의 길' 홍해리 (2021.01.15) (0) | 2021.01.15 |
[명시감상] '무소의 뿔처럼', '아이를 등에 업고', '우리는 하나', '나는 강이 되리니' 고규태 (2021.01.10) (0) | 2021.01.10 |
[명시감상] '마라보 다리' 기욤 아폴리네르.. 마리 로랑생 (2021.01.07) (0) | 2021.01.07 |
[명시감상] '카르페 디엠' 호라티우스의 송가 (2021.01.07) (0) | 2021.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