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들꽃예찬]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수채화 같은 들꽃 모음(3) (2020.12.10)

푸레택 2020. 12. 10. 22:20

 

 

 

 

 

 

 

 

 

 

 

 

 

 

 

 

 

 

 

 

 

 

 

 

 

 

 

 

 

 

 

 

 

 

 

 

 

 

 

 

 

 

 

 

 

 

 

 

 

 

 

 

 

 

 

 

 

 

 

 

 

 

 

♤ 꽃을 보고도 기뻐할 줄 모르고, 숲속을 걸으면서도 맑은 생각을 할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ㅡ김춘수의 詩 '꽃' 中에서

☆ 받들어 꽃
......
아름답고 힘있는 것은 총이 아니란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별과
나무와 바람과 새 그리고
우리들 사이에서 늘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은 것이란다
아파트 화단에 피어난 과꽃
한 송이를 꺾어들며 나는 조용히 얘기했다
그러고는 그 꽃을 향하여
낮고 튼튼한 목소리로
받들어 꽃
하고 경례를 했다
받들어 꽃 받들어 꽃 받들어 꽃
시키지도 않은 아이들의 경례소리가
과꽃이 지는 아파트 단지를 쩌렁쩌렁 흔들었다 ㅡ 곽재구의 詩 '받들어 꽃' 中에서

♤ BC(Before Corona) 2019년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풀꽃 나무꽃

어느 시인의 글에 이런 글귀가 있다.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운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을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고 감동하지 못하며 가슴의 열정을 불사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어느 분의 수필 'H에게'에서 본 글귀
"언젠가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전한 적이 있었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청춘은 행복하다. 이런 능력을 상실하는 게 늙는 것이고 불행의 시작이다.’ 나이 들수록 그의 말이 맞는 것 같네. 세상에 공짜로 얻는 건 없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능력도 그냥 생기는 게 아니야. 주위에 있는 사소한 것들에 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야 아름다움이 보이네. 나이 들면 감각이 무디어져서 아름다움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건 헛소리야. 아름다운 것들로부터 멀어지는 게 노화를 재촉하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라는 걸 잊지 말게나."

위의 꽃 사진은 BC(Before Corona) 2019년에 찍은 사진들이다. 내 주변에서 피고 지기를 거듭하면서 세상을 환하게 밝혀 주었던 수많은 꽃들, 눈으로만 보기 너무 아쉬워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혼자만 보기 너무 아까워서 이곳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누군가 찾아와서 한 사람이라도 저마다 열정을 다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와 풀을 보며 지치고 고달픈 삶에 마음의 위로와 기쁨을 얻고 용기와 소망 간직했으면 좋겠다.

복수초
양지꽃
동의나물
윤판나물
산자고
망종화
금낭화
애기똥풀
작약
할미꽃
돌단풍
조개나물
홀아비꽃대
자주괴불주머니
개양귀비(꽃양귀비)
백합
참나리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
코스모스
진달래

유채
괭이밥
철쭉
벚나무
백목련
능수버들
황매화
딱총나무
분꽃나무
장미
명자나무

■ 두문동 / 정희성

자세를 낮추시라
이 숲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여기는 풀꽃들의 보금자리
그대 만약 이 신성한 숲에서
어린 처자처럼 숨어 있는
족도리풀의 수줍은 꽃술을 보려거든
풀잎보다 더 낮게
허리를 굽히시라

■ 사람의 꽃이 되고 싶다 / 이채

그대와 내가 한번도 본 적 없는 얼굴로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다 해도
서로의 꽃이 될 수 있을까
꽃집으로 들어설 때의 설레임과
한아름 꽃을 안고 집으로 오는 동안
한잎 한잎 고운 향기 맡으며
상큼한 웃음 감추지 못하던 그 표정으로

나는 그대에게
어떤 꽃으로 기억되고 싶은걸까
발을 밟은 그대라면
어깨를 부딪힌 그대라면
길을 묻는 그대라면
서로의 이름은 몰라도 은은한 들꽃같은 향기로
미소가 예쁜 친절한 꽃으로
사삼의 눈망울을 닮은 착한 꽃으로
기억되고 싶은 걸까

저마다 뜰은 있어도 가꾸지 않고
꽃병은 있어도 꽃이 없는 창가에서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본다 한들
시끄러운 귀로는 물소리를 들을 수 없고
불만의 목소리로 백조의 노래를 부를 수 없으며
비우지 못한 욕심으로 어떻게
새들의 자유를 이해할 수 있을까

부족함 속에서도 늘 감사하는 행복의 꽃
작은 것에서도 소중함을 느끼는 기쁨의 꽃
보이지 않는 숨결에도 귀 기울이는 관심의 꽃
누구에게나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꽃
사막에서도 물을 길어올리는 지혜의 꽃
사람의 뜰에는 만가지 마음의 꽃이 있어도
어느 꽃도 피우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네

/ 2020.12.10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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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예찬] 2019 내 가슴을 뛰게 한 수채화 같은 들꽃 모음(4) (2020.12.11)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ㅡ 도종환의 詩 '라일락꽃' 中에서 ♤ 삶이란 마침내 강물 같은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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