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오늘은 한국소설문학대계(65) 조해일(趙海一)의 『아메리카』에 실려있는 중편소설 '멘드롱 따또'를 읽었다. 폐쇄된 집단 속에 새로운 이방인의 출현, 집단의 지배질서를 위협하는 자에 대한 무형 유형의 잔혹한 폭력을 그리고 있다. 비록 1970년대의 참담한 상황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마지막 한 줄까지 읽어야 하는 반전 소설이나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 오늘 읽은 '멘드롱 따또'는 내게 소설 읽는 즐거움을 한껏 안겨주었다. 이 소설을 처음 읽는 사람은 절대 미리 줄거리나 결말을 찾아 읽지 마시기를...
■ 멘드롱 따또 / 조해일 (1970년 作)
어제 저녁, 멘드롱 따또가 죽었다.
그가 우리 앞에 그 커다란 몸집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지난 2월의 일, 그러니까 9개월 전의 일이다. 멘드롱 따또는 저녁 7시에 왔다. 마침 우리는 조금 전에 중대 본부로부터 전입병(轉入兵)이 한사람 있으리라는 전갈과 그가 출감 사병이라는 귀띔을 받고 있던 터여서 난롯가에 둘러앉아 이 새로운 동거인(同居人)을 여하한 방법으로 융숭히(?) 맞아들일 것인가, 하는 당면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종합하고 있었다.
(중략)
그리고 오늘 우리는 그의 누나의 집으로 그의 죽음을 알렸는데 달려온 그의 누나라는 여자는 그의 시체를 향해 달려들며 뜻밖에도 이렇게 울부짖었다.
"○○! ○○!"
(『무쇠탈』, 솔출판사, 1991)
[출처] 한국소설문학대계 65 (1995, 동아출판사) 발췌
/ 2020.11.04(수) 편집 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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