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생각] 백정과 박 서방 (2020.09.05)

푸레택 2020. 9. 5. 11:21

 

 

 

 

 

 

■ 백정과 박 서방

옛날에 박씨 성을 가진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백정이라면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 계급이었다. 어느 날 젊은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양반이 거친 말투로 말했다.
"야, 이 백정 놈아! 고기 한 근 대령해라!"
"예, 그렇습지요."
백정은 대답하고 정확히 한 근의 고기를 떼어주었다.

두 번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의 신분이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거북해서 이렇게 점잖게 부탁했다.
"이보시게 박 서방,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나."
"예, 그러지요. 고맙습니다."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면서 고기를 잘랐다. 그런데 먼저 고기를 산 양반의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먼저 고기를 산 양반이 이를 보고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따져 물었다.
"야,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어찌하여 이 사람 것은 이렇게 많고 내 것은 이렇게 적단 말이냐?"

그러자 백정 박 씨는 시치미를 뚝 떼며 침착하게 이렇게 말했다.
“예, 그거야 손님 고기는 '백정 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의 고기는 '박 서방'이 자른 것이니까요.”

의사를 전달할 때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언어 이외의 방법 즉 표정이나 제스쳐, 분위기, 느낌 등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이 70%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30%의 언어적 표현 중에서도 단지 말에 의한 것은 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언어의 억양, 톤, 크기 등에 의해서 의사가 전달된다고 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고 말을 건네는 습관, 남을 배려하고 호감을 줄 수 있는 표현 방법은 없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늘 잘 알고는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언어 사용이 점점 혼탁해지는 이 시대에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값는다'는 격언을 명심하고 품격있는 언어을 사용한다면 분명 德이 되어 내게 되돌아 올 것이다.

/ 2020.09.05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