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군대시절단상] 유튜브로 다시 부활한 40년 전 강원도 대암산 군대시절의 추억 (2020.09.13)

푸레택 2020. 9. 13. 16:46

■ 오늘을 사는 내 삶의 활력소, 젊은 날의 추억

40년 전인 70년대 중후반 나는 강원도 양구 대암산 아래 한 포병부대에서 군복무를 했다. 그때 찍은 나의 사진과 전역할 때 받은 전우들의 사진들을 스캔하여 알씨 영상으로 편집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하였다. 3년 전인 2017년 7월 23일의 일이다. 재미있게도 내가 이등병과 일병 시절에 찍은 사진들은 흑백으로, 상병과 병장 때 찍은 사진들은 그때 막 칼라 필름이 보급되던 시절이라 칼라로 남아있다.

한 개인의 군대생활 사진 모음이지만 그 시절을 공감하는 전우들이 찾아와 3년 남짓만인 지난 9월에 조회수가 10만 뷰를 넘었다. 그 시절 전우들뿐만 아니라 60년대 선배들과 80~90년대 군복무한 전우들 그리고 최근에 전역한 젊은 청년들도 찾아왔다. 심지어 현재 군복무 중인 현역병,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들도 글을 남겼다.

나는 나의 군대시절 사진 영상의 조회수가 10만 뷰를 넘은 것을 기념하여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모아 한 편의 글을 남기려 마음 먹었다. 그러고는 내 영상의 감동적인 댓글들을 찾아 뒤적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10만 뷰를 넘은 지 나흘만에 조회수가 20만 뷰를 넘어섰다. 조회수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댓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가 달렸다. 그리고 또 닷새만인 오늘 조회수가 30만 뷰를 넘었다. 천이백 개의 댓글을 주고 받았고 좋아요도 천백을 넘었다. 참 놀라운 일이다.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한 개인의 군대시절 평범한 일상을 찍은 사진, 그것도 40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8인치 견인곡사포 시절의 군생활 사진 모음일 뿐인데. 아마도 10만 뷰가 넘으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 동영상이 떠 많은 전우들이 찾아온 것 같다. 곧 다시 평범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겠지만 이렇게 며칠 만에 조회수가 20만 뷰 늘어나니 나 자신도 어리둥절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도 든다.

전우들이 남겨준 댓글에는 눈물로 읽어야할 사연들도 많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몽둥이 세례를 받아 안경테가 부러지고 엉덩이에 피멍이 몇 달 동안 남아 있었다는 글도 있다. 멀리 이국 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며 젊은 시절 군대 동기를 찾는 글도 보내왔다. 모든 것이 열악하여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70, 80년대 군대 시절. 그래도 세월이 지나니 그때 그 젊은 날이 그립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전우들이 보고 싶다는 글도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양구와 인제에서 군복무한 전우들은 겨울철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 제설작업할 때의 고생담을 댓글에 담았다.

세월은 흘러간다. 전역한 지 40년 세월이 흘러갔다. 흘러가버린 40년 3년의 군대생활이 다시 사진 영상으로 부활하여 온라인을 타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과 공감하고 댓글을 주고 받는다. 집에 있는 전화기 한 대가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던 시절은 가고 개인마다 손전화에 SNS에 포탈에 온갖 정보를 얻고 주고받는 시절이 왔다. 빅데이터로 나 자신보다 더 잘 나를 아는 집단이있고 알고리즘으로 내게 알맞는 정보를 주는 집단도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또 다른 어떤 세상이 도래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이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해도 사람들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허전하고, 옛적 아날로그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디엔에이가 남아있음을 느낀다.

/ 2020.09.13 김영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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