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냥개비 / 이외수
그대는 알고 있을까
물소리 저 홀로 깊어지는 가을날
그대 유년의 바람부는 벌판에서
나는 한 그루 몽상의 미루나무
가지마다 순금빛 음표들을 나부끼며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네
유년의 물소리는 머나먼 바다에 이르러
돌아오지 않고 통로가 보이지 않는
직육면체의 단칸방
나는 전신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쪼개진 채
가느다란 뼈 하나로 남아 있다네
그대 손바닥 위에 내가 놓여 있어도
그대는 기억할 수 없으리
그대 유년의 바람부는 벌판에서
나는 한 그루 몽상의 미루나무
지금은 소멸의 갈망 속에 침묵하다가
그대 가벼운 손짓 한 번에도
점화되는 영혼의 불꽃
그대는 끝내 알지 못하리
어둠이 짙을수록 눈부시게 소멸하고
소멸한 그 자리에
내가 느낌표 하나로 남아 있어도
- 시화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중에서
■ 두 개 옮겨 정사각형 네 개 만들기
성냥개비를 두 개만 옮겨서, 같은 크기의 정사각형 네 개를 만들어 보세요. 성냥개비를 겹쳐서도 안 되고 부러뜨려서도 안 되며, 군더더기가 남아서도 안 됩니다.
/ 2020.09.04 편집 택
'[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생각] 노년의 멋.. 아름다운 황혼을 위하여 (2020.09.10) (0) | 2020.09.10 |
---|---|
[좋은생각] 백정과 박 서방 (2020.09.05) (0) | 2020.09.05 |
[군대단상] 김 하사와 이 하사, 40년 전 양구 833포병대대 이 하사의 편지 (2020.08.26) (0) | 2020.08.26 |
[묵상의글] 코로나 감염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 by 부산샘터교회 안중덕 목사 (2020.08.24) (0) | 2020.08.24 |
[우리말] 맞춤법 퀴즈: 안 된대, 안 된데, 안 됀대, 안 됀데, 않 된대, 않 된데, 않 됀대, 않 됀데.. 괜찮아, 괸찮아, 괞찮아, 괺찮아, 괞찬아, 괺찬아, 갠차나 (2020.08.23) (0) | 2020.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