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노랑제비꽃 반칠환. 풀잎 박성룡, 민들레와 개나리 서흥관 (2020.04.05)

푸레택 2020. 4. 5. 12:43

 

 

 

 

 

● 노랑제비꽃 / 반칠환

 

노랑제비꽃 하나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 민들레와 개나리 / 서흥관

 

어떤 엄마가

영재 교육 그림책을 펴 놓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건 민들레!" "이건 개나리!"

 

의자 바로 밑에는

민들레가 피어 있는 데

저기 담장 옆에는

개나리가 피어 있는데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아카시아 껌 냄새가 난다고 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되었던가?

 

● 풀잎 /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버리거든요


 / 2020.04.05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