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길 / 김동인
걷다가 우연히 접어든 길
처음 가보는 낯설고 두려운 길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같은 길
그 누구도 답을 알려주지 않은 길
책임감 사명감을 짊어지고 가는 길
걱정 근심 아픈 순간에도
눈물자국 밟아가며 가야 하는 길
안개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길
때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때론 헤아려주지 못한 부족함으로
미안하다 용서를 구하며 걷는 길
긴 실타래를 풀듯 조심스레 걷는 길
감사하며 눈물의 기도로 걷는 길
엄마니까 엄마라서 갈 수 있는 길
● 오늘도 주님만 / 김동인
동트기 전 이른 아침
무릎의 기도로 하루를 엽니다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라며
오늘을 주님께 온전히 맡깁니다
주님만이 내 삶에 주인 되시길
주님만이 나의 찬양 받으시길
나의 생각이 세상을 향하지 않고
정결하며 교만하지 않길
언제나 나의 중심을 살피시는
주만 사랑하며 주 닮기 원합니다
거룩한 삶으로 나의 십자가를 지고
인내로 주님의 발자취 따라 가길
주의 말씀이 내 길의 빛이 되어
오직 저 천국에 나의 소망을 두길
주의 십자가 보혈 그 사랑으로
겸손히 섬기며 낮아지길 원합니다
오늘도 주님만 의지합니다
● 설날 / 김동인
경운기를 타고 큰집에 간다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 흙 길
뿌연 먼지가 멀리 퍼져간다
차가운 바닥 온몸은 꽁꽁 얼고
매서운 겨울바람은 여린 두 볼을
할키듯 긁고 지나간다
곱게 차려입은 새옷이 구겨질까
걱정이 한가득 설렘이 한가득
이 마을 저 마을 고개를 넘고 넘으니
녹슨 양철대문 큰집이 보인다
넓은 마당 저편 커다란 가마솥
뚜껑 사이로 김을 뿜으며 끓고 있다
나무마루 밑 별 대수롭지도 않은
고양이 한마리가 노려본다
반가운 얼굴들 맞잡은 두 손
설날 아침 이른새벽 드려지는 제사
고요한 적막감 향냄새가 퍼진다
떡국 한그릇 먹고는 세배를 한다
주머니 속 집어넣은 손 설레는 순간
아이들은 이미 입이 귀에 거렸다
동네 구멍가게는 시장통이 되고
추위에 발그레한 양 두 볼은
한여름 핑크빛 복숭아 같다
설빔 큰댁 만남 세뱃돈 그 설레임
잠못 이루고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 설날 아침이 그립다
/ 2020.02.01 이천에서 보내온 詩 봄비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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