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인생과 같다-하루살이 이생진, 게으름 연습 나태주, 쑥부쟁이 사랑 정일근, 인생의 벗이 그리워질 때 이채 (2019.07.16)

푸레택 2019. 7. 16. 10:49

 

 

 

 

 

 

 

 

 

 

 

 

 

● 인생과 같다-하루살이 / 이생진

 

인생은 초로(草露)

초로 같은 인생(人生) 하듯이

하루살이도 그렇게 말했다

'Ephemera'라는 학명은 희랍어로 짧은 생명이라는 말이다

만일 지금이라도 조물주가 하루살이에게 무엇이 되겠느냐고

다시 묻는다면 하루살이가 되겠다고 하지 않을 거다

조물주는 아무에게도 '너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묻지 않았다

개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탄생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일까

하루살이 역시 하루보다는 이틀을 살고 싶어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열 번 스무 번 아니 서른 번 껍질을 벗어가며

무엇이 되려고 이러나 했는데

겨우 반나절

짝짓기 한번 하고 가라 하는 구나

하긴 길게 살아도 별 의미는 없다

인생은 짧은데서 더 짜릿함이 있을을 수도

더러는 인생이 길다고 푸념하는 이도 있더라

 

● 게으름 연습 / 나태주

 

텃밭에 아무 것도 심지 않기로 했다

텃밭에 나가 땀 흘려 수고하는 대신

낮잠이나 자 두기로 하고

흰 구름이나 보고 새소리나 듣기로 했다

 

내가 텃밭을 돌보지 않는 사이

이런 저런 풀들이 찾아와 살았다

각시풀, 쇠비름, 참비름, 강아지풀,

더러는 채송화 꽃 두어 송이

잡풀들 사이에 끼어 얼굴을 내밀었다

흥, 꽃들이 오히려 잡풀들 사이에 끼어

잡풀 행세를 하려드는군

 

어느 날 보니 텃밭에

통통통 뛰어노는 놈들이 있었다

메뚜기였다 연초록 빛

방아깨비, 콩메뚜기, 풀무치 어린 새끼들도 보였다

하, 이 녀석들은 어디서부터 찾아온 진객(珍客)들일까

 

내가 텃밭을 돌보지 않는 사이

하늘의 식솔들이 내려와

내 대신 이들을 돌보아 주신 모양이다

해와 달과 별들이 번갈아 이들을 받들어

가꾸어 주신 모양이다

 

아예 나는 텃밭을 하늘의

식솔들에게 빌려주기로 했다

그 대신 가끔 가야금이든

바이올린이든 함께 듣기로 했다

 

● 쑥부쟁이 사랑 / 정일근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 인생의 벗이 그리워질 때 / 이채

 

사계절 꽃 같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

고난과 질곡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살면 살수록 후회가 많은 날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때때로 삶의 빛깔이 퇴색되어질 때

소나무처럼 푸른 벗을 만나고 싶습니다.

 

자비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주 앉아

복잡한 어제 오늘의 심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위로 받고 싶을 때

거짓 없는 진실한 벗을 만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변함없는 벗이었으면

부르면 웃음소리가 들리고

만나면 물소리가 들리는

산처럼 강처럼, 숲처럼 계곡처럼

반듯한 생각, 정직한 마음으로

대나무처럼 곧은 벗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많은 밤을 보내고 보냈어도

한 방울의 이슬도 맺지 못하는

사람이란 얼마나 불쌍한가요.

그 수많은 날을 걷고 걸었어도

한 송이의 꽃도 피우기 힘들 때

삶이란 또 얼마나 허무한가요.

 

그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만났어도

꽃잎의 인연으로 간직하지 못하고

스치고 부딪친 옷깃과 옷깃 사이로

감사와 위안의 햇살보다는

불신과 미움의 바람이 넘나들 때

문득, 강물 같은 인생의 벗이 그립습니다.

 

● 하루살이 / 곤충강 > 하루살이목 > 하루살이과

 

☆ 분류: 절지동물 > 곤충강 > 하루살이목 > 하루살이과

☆ 학명: Ephemera lineata

☆ 크기: 약 1.3cm ~ 1.7cm

☆ 원산지: 아시아 (대한민국,중국, 일본), 유럽

 

하루살이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 비교적 원시적인 곤충류로 전 세계적으로 2,5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수생 곤충인 유충은 산소가 많고 수온이 낮고 흐름이 빠른 물에서 서식하며, 수명이 1~3년 정도이다. 하지만 성충이 되면서 입이 사라지고 번식만을 위해 살다가 죽는다. 성충의 수명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짧으면 몇 시간, 보통 2~3일, 길면 1~3주 살며, 수명이 짧은 동물을 대표한다.

 

☆ 형태

길이가 13~17㎜, 앞날개길이는 12~15㎜, 꼬리길이는 28~33㎜이다. 입은 퇴화되었고 더듬이는 매우 짧다. 몸은 전체적으로 황백색을 띠는데 배의 마지막 3마디는 갈색이고 제3~10마디에는 2~3쌍의 흑색 줄무늬가 있다. 앞다리는 흑갈색이고 가운데 뒷다리는 백색이다.

 

날개는 무색 투명하며 막상이고, 시맥(翅脈)이 많다. 앞날개는 크고 3각형이며 중앙에 흑갈색무늬가 있고, 뒷날개는 작고 둥근 편이다. 미사(尾絲)는 3개이고 흑갈색을 띤다. 성충은 4~5월 및 8~9월에 우화하며 평지에서 볼 수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5월 우화기에 너무 많아지면서 등화(燈火)에 엄청나게 모여들어 물 가에 사는 사람들이 문을 열어두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유충은 몸이 긴 원통형이며 큰 턱이 상아(象牙)처럼 길게 밖으로 나와 있고 촉각은 길며 털이 나 있다. 복부의 등쪽에는 3쌍의 무늬가 세로로 줄지어 있다. 다리는 강하고 진흙을 파고들 수 있게 되어 있다.

 

☆ 생태

평지의 유수(流水)나 얕은 호수 밑의 모래밭에 파묻혀 생활한다. 성숙기의 성충은 무리 지어 군무(群舞)하는데, 대부분이 수컷들로서 아래위로 날며 춤춘다. 그러다 잠시 후 암컷들이 군무 속으로 날아들면, 수컷은 암컷과 함께 멀리 날아가 혼인 비행을 한다. 알은 물 표면이나 식물 또는 돌멩이 위에 부착시킨다.

 

☆ 종류

한국·일본·중국·시베리아 및 유럽 등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한국에는 하루살이 외에 무늬하루살이(E. strigata)·동양하루살이(E. orientalis) 등 많은 하루살이류가 널리 분포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배마디에 3줄로 된 세로줄무늬가 있다. 수컷과 암컷은 색상 및 무늬가 다르다. 동양하루살이와 비슷한 무늬하루살이는 배 마디 무늬가 굵은 줄 1개로 되어 있다. 두갈래하루살이(Paraleptophlebia japonica)는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며, 배 마디 끝은 노란빛을 띤다. 강하루살이(Rhoenanthus coreanus)는 앞날개 앞부분과 가운데 부분, 뒷날개 외연은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다.

 

뿔하루살이(Drunella aculea) 의 머리 앞쪽은 뿔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이며, 머리 뒤쪽은 노란빛을 띤다. 부채하루살이(Epeorus pellucidus)의 가슴은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며, 배 마디는 뒤쪽 부분을 제외하고 투명하게 보인다. 등줄하루살이(Uracanthella punctisetae)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며, 다리는 엷은 노란빛을 띤다. 겹눈은 매우 크고 붉은 빛을 띤다. 햇살하루살이(Heptagenia kihada Matsumura)는 노란 빛을 띠며 등쪽은 누런빛이 도는 갈색이다. 흰부채하루살이(Epeorus nipponicus)의 날개 기부는 붉은 색이며, 전체적으로 엷은 노란 빛을 띤다.

/ Daum 백과사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