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여행] (8) 홍릉수목원 홍릉숲 4월 풍경: 골담초, 양지꽃, 고비, 애기똥풀, 참나리, 도깨비부채, 둥굴레, 우산나물, 밀사초 (2019.04.21)

푸레택 2019. 4. 21. 23:08

 

 

 

 

 

 

 

 

 

 

 

 

 

 

 

 

 

 

●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 4월 풍경: 골담초, 양지꽃, 고비, 애기똥풀, 참나리, 도깨비부채, 둥굴레, 우산나물, 밀사초 (2019.04.21)

 

● 골담초 / 박상진 경북대 교수 (우리 나무의 세계1)

 

‘골담초(骨擔草)’란 글자 그대로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 뜻이다. 옛사람들이 이름을 붙일 때부터 나무의 쓰임새를 알고 있었으며, 실제로 뿌리를 한약재로 쓰고 있다.

 

‘풀 초(草) 자’가 들어 있어서 초본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자그마하기는 하지만 틀림없는 나무다. 귀여운 나비모양의 노란색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약으로도 쓸 수 있으므로 민가의 양지바른 돌담 옆에 흔히 심는다. 뿌리혹박테리아를 가진 콩과 식물이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오른쪽으로 돌아 잠시 올라가면 고려 우왕 3년(1377)에 창건한 국보 19호 조사당(祖師堂)이란 자그마한 목조건물이 있다. 건물의 처마 밑에는 너비 3미터, 폭 1.4미터, 높이 2미터의 촘촘한 스테인리스 철망 안에 손가락 굵기 남짓한 작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름하여 신선 집 꽃이란 의미의 선비화(仙扉花)인데, 옆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나무는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중생을 위하여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이곳 조사당 처마 밑에 꽂았더니 가지가 돋아나고 잎이 피어 오늘에 이르렀다. 비와 이슬을 맞지 않고도 항상 푸르게 자라고 있다. 일찍이 퇴계 이황 선생이 부석사를 찾아와 이 선비화를 바라보며 시를 짓기도 했다. 이름은 골담초라 한다”라고 하여 이 나무의 의미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1730년경 조사당의 선비화를 보고 적어둔 기록이 나온다. “지팡이에 싹이 터서 자란 나무는 햇빛과 달빛은 받을 수 있으나 비와 이슬에는 젖지 않는다. 지붕 밑에서 자라고 있으나 지붕은 뚫지 아니한다. 키는 한 길 남짓하지만 천년 세월을 지나도 한결같다”라고 하였다. 광해군 때는 경상감사 정조(鄭造)가 절에 왔다가 이 나무를 보고 “옛사람이 짚던 것이니 나도 지팡이를 만들고 싶다”라고 하면서 톱으로 잘라 가지고 갔다. 나무는 곧 두 줄기가 다시 뻗어나와 전처럼 자랐다. 다음 임금인 인조 때 그는 역적으로 몰려 참형을 당했다. 지금도 이 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며, 또 잎이 피거나 지는 일이 없어 스님들은 ‘비선화수(飛仙花樹)’라 부른다고 한다. 함부로 선비화를 잘라 지팡이를 만들었다가 화를 입었다 하여 나무의 신비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골담초는 중국이 고향인 갈잎 작은 나무다. 줄기는 옆으로 늘어지면서 회갈색을 띠고 많은 포기를 만든다. 가지는 둥근 것이 아니라 다섯 개의 능선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잎자루의 아랫부분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발달하고, 대궁의 좌우에 두 개씩, 모두 네 개의 잎이 달린 깃꼴 겹잎이다. 작은 잎은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길이로 타원형이며, 두껍고 표면에 윤기가 있다. 꽃은 4~5월에 노란나비모양으로 한 개씩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달린다. 노랗게 피는 꽃은 따서 쌀가루와 섞어 시루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열매는 콩꼬투리 모양으로 늦여름에서부터 초가을에 걸쳐 익는다.

 

골담근이라 하여 말린 뿌리는 약으로 쓰는데, 한방에서는 해수, 대하, 고혈압, 타박상, 신경통 등을 처방하는 데 쓰인다. 노란 꽃의 색깔 때문에 ‘금(金)’자가 들어간 여러 가지 별명을 갖고 있다.

 

● 애기똥풀 (Chelidonium majus var. asiaticum)

 

애기똥풀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체가 뭉쳐 있는 것이 꼭 노란 애기똥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로는 셀런다인(Celandine)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비를 뜻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제비가 알에서 부화할 때 눈이 잘 뜨이지 않아 어미 제비가 애기똥풀의 노란 진액을 물어다 발라주어 눈을 뜨게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속뜻은 ‘어머니가 몰래 주는 사랑’이다.

 

애기똥풀은 전국의 산지는 물론 동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두해살이풀로,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키는 30~70㎝ 정도 된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속이 비어 있으며 분처럼 흰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며 길이는 7~14㎝, 폭은 5~10㎝이다. 잎의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5~8월에 황색으로 피며, 길이는 1.2㎝이고 줄기 옆에서 나온다. 꽃잎은 4장이며, 꽃봉오리 상태에서는 많은 털이 나 있다. 꽃은 매미꽃이나 피나물과 흡사하다. 모두 노랗고 작으며, 꽃잎이 네 장인 꽃이 핀다. 그러나 잎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열매는 9월경에 달리는데, 길이는 3~4㎝, 지름이 2㎜ 정도의 좁은 원주형이다.

 

양귀비과에 속하며 까치다리, 젖풀, 씨아똥이라고도 한다. 어린잎은 식용하며, 꽃을 포함한 잎과 줄기는 백굴채라고 해서 약용으로 쓰인다. 그러나 독성이 강하므로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 사할린, 몽골, 시베리아, 캄차카반도 등지에 분포한다. (야생화 백과사전 여름편)

 

● 둥굴레 (Polygonatum odoratum Ohwi)

 

둥굴레는 잎이 둥글고 열매 모양도 둥글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흔히 차로 많이 달여 먹는데 구수한 맛이 나서 음료수 대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둥굴레차는 갈증 해소는 물론 식욕이 떨어져 약해진 기운을 보충해주고 공복감도 덜어준다고 한다. 옛날에는 흉년이 들었을 때 먹는 구황식품으로 이용되기도 했고, 둥굴레주라고 해서 술로도 담가 먹었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그늘의 물 빠짐이 좋고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키는 30~60㎝이다. 잎은 길이가 5~10㎝, 폭이 2~5㎝인데, 마주나는 잎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펴지며 대나무 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꽃은 흰색으로 줄기의 중간 부분부터 1~2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꽃의 길이는 1.5~2㎝로 밑부분은 흰색, 윗부분은 녹색이다. 9~10월경에 검은색 열매가 달린다.

 

백합과에 속하며 맥도둥굴레, 애기둥굴레, 좀둥굴레, 제주둥굴레라고도 하며 괴불꽃, 황정, 황지, 소필관엽, 죽네풀, 진황정이라고도 한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순은 식용, 땅속줄기는 식용 또는 약용으로 쓰인다. 특히 약용식물로도 많이 재배하는 품종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꽃말은 ‘고귀한 봉사’이다. (야생화 백과사전 여름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