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 (7) 한 낮의 해바라기로, 한 밤의 달맞이꽃으로

푸레택 2022. 9. 19. 12:11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7)] 한 낮의 해바라기로, 한 밤의 달맞이꽃으로:한국 교회의 나침반 뉴스파워(newspower.co.kr)

 

[newspower]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7)] 한 낮의 해바라기로, 한 밤의 달맞이꽃으로

  나눔의 화가 박영 그림     © 박영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므로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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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므로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그림을 그리리라.

나는 영혼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신의 정신이 빛나고 있다. 영혼은 태양과 그의 빛 속에서 세상 공간에서 저기 저 바깥에도 그리고 영혼 깊은 곳 내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내가 자유를 느낄 때 내 그림은 누군가의 하루를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사랑으로 가득찬 그림의 집에 머물러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고 스스로 만족할 것이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모든 것을 맛보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맛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지식에도 매이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이 아직 맛보지 않는 어떤 것을 찾으려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야하고 소유하지 못한 것을 소유하려면 자신이 소유하지 않는 곳으로 가야 한다. 모든 것에서 모든 것에게로 가려면 모든 것을 떠나 모든 것에게로 가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지려면 어떤 것도 필요로 함이 없이 그것을 가져야 한다. 어떤 맛, 어떤 지식, 어떤 것을 소유했다면 그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즐겁게 살라. 행복하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마음이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한 그것을 해서는 안 된다.

도문 휴우지는 “개혁은 항상 맑은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라는 마음으로 행하라. 그렇게 하려면 물을 혼탁하게 하거나 물이 고여서 더러운 웅덩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훌륭하고 고결한 그의 인격 속에 끈질긴 고집이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인들 할 수 있겠는가. 너무나도 완벽한 고독 속에서 산 사람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말하는 습관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화가는 사회성의 부족으로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평화롭고 자유의 순간이 도래된다는 것을 확신하며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 물론 예술세계는 이우환의 말처럼 방향성이고 과정이고 임의성이며 유나 무라고 정하기 어려운 생생한 사이라고 정의한다.

시골에 와서 생생하게 느낀 것은 별반 도시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시골스러움! 이 세상 어느 곳이나 ‘세상은 먼지가 모여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다, 시간의 누적과 결은 시골에서도 형태만 다를 뿐이다. 다만 내 삶의 표현이 좀 더 자연적이고 소박한 것을 원한다면 진즉 시골로 왔어야 했다. 도시에서의 작업은 내게는 힘들었고 몸은 점차 망가지고 있었다. 진실로 내가 원한 삶은 비록 가난하더라도 목가 풍으로 사는 것이었다. 주여, 당신이 원하신다면 한 낮의 해바라기로, 한 밤의 달맞이꽃으로 당신의 빈 뜨락을 가득 채우겠습니다.

글=박영 화백(홍대 미대 서양학과, 프랑스 유학, 크리스천정신문화연구원장)ㅣ뉴스퍼워 2021.06.15

/ 2022.09.19 옮겨 적음